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T.Hardy의 소설이다. 처녀작인줄 알았건만 의외로 4번째 작품이란다. 그러나 상업적인 면을 따지자면 Hardy에게 최초의 성공을 안겨주었다고하니 대중에게 그의 이름자를 알린 소설로서는 처음이므로 독자에게나 Hardy 본인에게나 나름 의의가 있는 작품이겠다. 

옛날 기억으로는 이 소설 제목이 성난 군중에게서 멀리 떨어져였는데 이번에 나무의 철학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여서 갠적으론 조금 어색한 느낌.

Hardy하면 테스가 한국에선 가장 유명할 거다. 더어버빌가의 테스. 강렬하고 깊은 작품이었다. 순수하고 선량한 여인 테스가 겪어야하는 기막힌 운명보다는 Hardy가 구사하는 배경묘사와 상징 분위기가 deep impression으로 울림이 컸는데 이 책 해제를 읽다가 Hardy가 콘힐 매거진에 이 소설 성난 군중을 익명으로 연재할 무렵 독자들에게서 소설작자가 엘리어트라고 오인되기도했다는 말에 처음에는 참 이상했다.Hardy와 엘리어트가 뭐가 비슷하단말인가. 그런데 성난군중을 읽어보면 약간 엘리어트삘이 나기도하니 당대 사람들에게서 그런 오해를 사기도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어떤 분이 원서읽기를 시도하면서 가장 먼저 고른 책이 Hardy의 박명한 주우드였단 말에 웃었는데 사실 그 분은 천권 읽은 분이라 내가 웃을 일은 아니지만 암튼 Hardy 하면 S.Maugham이 자신의 중편소설에 등장시킨 소설가의 문체가 뭉툭하다고 표현했는데 그 소설가의 모델이 Hardy라는 루머땜에 말이 많았다는 일화가 기억난다.

뭉툭하다 뭉툭하다..테스에서는 확실히 둔중강직한 뭔가가 느껴지지만 여튼 style은 잘 모르겠던데 언제 한번 Hardy를 영어로 읽어보기는해야겠다. Somerset Maugham의 말이 일리가 있기는 할거다. Hardy의 조상이 석공이고 그자신도 직업이 건축쪽이었으니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베팅.

해제에서 Hardy가 여성작가로 오인된 이유에 대한 설명은 그럴듯하다. 

성난 군중의 주인공 밧세바 에버딘은 아름답고 오만하고 독립적인 처녀. 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나는 3명의 남자 신실한 사나이 오크 집착이 강한 볼드우드 매력적이지만 나쁜 남자 트로이 이 3인의 남자 중에 밧세바의 진정한 짝은 누구일까. 이것은 단순히 남녀간의 가장 어울리는 사람찾기 짝찾기 로맨스소설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 소설이 진행되는 과정과 맺어지는 결말에서 깨달아야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하는 물음에 대한 Hardy의 개념과 정의다.

-살아있는 동안 반드시 한 가지 일은 할 겁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죽을 때까지 계속 갈망하겠다는 것.

-그들의 애정은 우연한 첫만남 이후 서로의 거친 성격을 아는 것부터 출발하여 엄하고 단조로운 현실 틈바구니에서 피어나 자란 것이기에 아주 나중에야 겨우 알게되는 견고한 애정이었다. 공동의 것을 함께 추구할 때 발생하는 이 우의가 남녀간의 사랑에 더해지는 일은 드물다. 남자와 여자는 일반적으로 노동이 아닌 쾌락을 통해 서로 엮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한 환경이 마련됨으로써 관계가 진전될대 이렇게 여러가지가 뒤섞인 감정은 죽음만큼 강한 유일한사랑임을 스스로 증명한다. 638쪽.

이 부분은 정말 감탄하면서 읽었다. Hardy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우리는 그 어떤 누구도 진리의 전부 완전체를 보거나 인식하지는 못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헛말은 아니듯. 그러나 일부만이라도 진리와 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사람도 결코 흔하지가 않음을 고려할때 작가의 이런 간파-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건드리는 그의 통찰에 肯하고 歎할뿐.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2015년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으로 영화화되었다는데(제목은 파 프롬 더매딩 크라우드) 영화가 보고픈 독자라면 챙겨보시기를. 

소생 영화를 안 보므로 그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