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순우리말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나 생각해 보았다. 초등학생 대상으로 만들어진

우리말 동화 ‘햇귀’라는 책을 읽으며 지금껏 몰라왔던 예쁜 우리말들을 되뇌어 본다. 잎파랑이(엽록소), 개밥바라기

(서쪽하늘의 금성), 샛별(동쪽하늘의 금성), 꽃부리(꽃잎전체), 살별(혜성), 봄꿈, 조각달, 풀싹, 햇귀, 햇잎...

왜 우리는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지 않는걸까. 아름답고도 소중한 우리말을 사용한 우리말 동화책을

찾아보았더니 생각보다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집 아이들도 우리말 동화 속 순우리말이 아직은 낯선가보다.

우리말을 잊지않으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말 사용을 많이 하도록 우리말 동화나 이야기가 교과서에 많이 실렸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해돋이는 매년 보아왔어도 햇귀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동쪽 하늘로 막 떠오르는 아침 해의 첫 빛을 뜻하는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을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해가 처음 솟을 때의 그 빛을 이르는 말이 이렇게 버젓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만으로도 이 동화책은 내게 가치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에게 단순히 우리말을

알려주는 것보다 더 큰 감동을 얻게 해 주어 점수를 높게 주고 싶다.

 

 

햇귀처럼 맑고 따스한 종달새 노래소리... 도시에 사는 사람으로서 종달새 소리가 어땠더라? 한참을 생각 해

보았다. 그런 종달새 노래소리를 듣던 아저씨가 과자 깡통으로 종달새 장난감을 만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릴적 아기 종달새의 목숨이 떠나간 아픈 생채기(작은상처)를 떠올리며 장난감 종달새의 부리에 숨구멍을

만들어 주는 아저씨의 손길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햇귀라는 이름을 지어준 장난감 새가 진짜 종달새처럼

하늘을 날며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모험 이야기로 흘러가게 된다.

장난감에 생명을 불어 넣어준다는 것이 피노키오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뒤로 갈수록 강아지똥 이야기가

연상되기도 했다. 그만큼 따뜻하고 훈훈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

아저씨의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다섯 동화나라로 가게 된 햇귀는 향기로운 배초향의 삶을 겪기도 하고,

수풀떠들썩팔랑나비 애벌레가 되어 살아보기도 하고, 종이배를 띄워 꿈을 지켜주는 아이, 은종을 울리는 아이,

아이의 눈에 맺힌 눈물이 되어 보는 모험을 겪으며 조금씩 조금씩 진짜 종달새가 되어가는데...

결국 장난감 종달새는 진짜 종달새가 되어 하늘을 날 수 있게 될까.

180쪽이 넘는 많은 분량이지만 글씨가 큼직해서 읽어나가기에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생소한

단어들이 나오다보니 그 의미를 되새겨가며 읽어야하기에 빨리 읽어나갈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나서 우리 세상에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찬찬히 살펴보면, 이 세상은 고마운 것 투성이야!

거저 주니까 으레 받는 것이려니 하고 깨닫지 못해서 그렇지.

- p.51 본문 중에서 -

그런 세상을 위해 조금이라도 베풀고 이바지 하기 위해 나누어주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베푸는 삶을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자연, 생명, 꿈, 베풂 등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는 권용철 작가의 우리말 동화 속으로 꼭 한 번 들어가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