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고사성어, 호가호위([狐假虎威] : 여우가 호랑이의 위엄을 빌려 세도를 부리는 모습) 의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배고픈 호랑이와 맞닥뜨리게 된 여우, 자신을 숲의 여왕이라고 하며 자신이 앞장서고 호랑이를 뒤따르게 합니다. 이 모습에 다른 동물들은 줄행랑을 치고, 어리숙한 호랑이는 여우의 꾀에 속아 넘어갑니다. 여우는 목숨을 구하게 되죠.

이 부분을 읽으며 어린이 독자들은 어리석은 호랑이라고 하겠지만, 여우는 이런 순진한 호랑이를 사랑했답니다. 까치를 중매쟁이로 앞세워 호랑이와의 결혼을 성사시킵니다.

 

 자, 이제부터 혼인의 모든 절차와 방법들이 등장합니다.

호랑이는 여우에게 청혼서와 사주단자를 보내고, 여우는 답장을 보냅니다.

숲 속은 혼인 준비로 분주해 집니다. 함보내기, 혼행길, 초례상 앞에서의 ‘교배례’, ‘합근례’, 신방 엿보기, 신랑 다루기 등. 생쥐 영감이 시키는 대로 둘은 혼례를 마칩니다.

 며칠 뒤, 새 신랑·신부가 호랑이 집으로 가던 날, 햇볕이 쨍쨍히 비치는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해가 나 있는데 비가 오면 ‘여우가 시집가고 호랑이가 장가 가나보구나’ 하고 말했다지요~~

 

 조선시대의 혼례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나게 풀어쓴 책입니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혼례의 풍습들, 이제는 보여주기도 어려운 모습들을 생생한 동물 캐릭터를 등장시켜 자세하고 실감나게 표현한 책입니다. 책장 가득 담겨있는 동물들의 신 나는 모습에서 숲 속의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답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먼저 표현한 적극적인 여우가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