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말, 당시 초등 5,6학년이었던 우리집 두 딸 아이가 수원시에서 주최하는 " 정조대왕 능행차길 체험순례' 에 참가하였었다.  3박4일 동안 창덕궁에서 융릉까지 이르는 62.2km 전 구간의 순례를 마치고 조선조 22대 정조대왕 옥새가 찍힌 참가 인증서를 받아왔었다.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듣고 참여시키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100% 도보 순례길이라는  말에 내심 걱정하며, 날마다 사이트를 방문하여, 올려준 활동기록과 사진을 보며 마음을 놓았던 일이 기억난다. 3박4일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였고, 여러 모로 유익한 프로그램이어서 주변에 홍보도 많이 했었다.

 <정조와 함께 가는 8일간의 화성행차> 이 책을 받아본 순간 그 때의 일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창덕궁에서 숭례문으로, 노량행궁에서 시흥행궁으로, 만안교로, 지지대고개로, 드디어 화성행궁으로 ..

 우리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며 걸었던 그 길에, 정조의 나라를 위하는 마음과 어머니를 생각하는 효심이 이렇게 넘쳐나는지 이 책을 통해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왕위에 오르며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를 외쳤던 정조. 아버지의 죽음이 당쟁 때문임을 알고, 신분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과 실력있는 학자들로 조선을 개혁하려 했던 정조. 

  사람 수만 1,779명, 778필의 말이 동원될 정도로 웅장하고 화려했던 화성행차. 수행인원까지 합치면 6천여 명이나 되었던 엄청난 규모의 행차.

정조가 이 화성행차를 왜 계획하였으며, 어떻게 준비하였고, 어떻게 진행하였는지를 알게 해 주는, 세밀한 그림과 자세한 설명이 돋보이는 책이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을 기념하여, 아버지가 묻힌 화성 현릉원으로 행차했던 화성행차.

또한 이 행차 중에 많은 백성들을 만나 그들의 마음과 말에 귀 기울이고자 했던 행차가 바로 화성행차인 것이다.

 정조가 화성 행차 때 업무를 보던 곳, 유여택/ 임금이 사용할 물건을 싣고 가는 말, 어갑주마와 어승인마/ 비상시를 대비하는 구급의관인 약물대령의관/ 배움을 멈출 수 없어 왕에게 유교의 경서를 강론하는 경영관을 데리고 갔던 일/ 화성향교에서 제사를 드리고, 문무과 별시를 치르고, 야간 훈련을 하고/ 양로연을 베풀고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고 불꽃놀이 매화포를 터트리고....

 <반차도>, <화성성묘전배도>,<봉수당진찬도>등 실제 행차의 모습과 화성 행궁에서의 행사를 정확하게 담아낸 자료들도 큰 볼거리, 알거리들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고  " 정조대왕 능행차길 체험순례'에 직접 참여하여 백성을 사랑했던 정조를 만나고, 정의로운 조선, 백성 모두가 잘 살기를 바랐던 정조의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