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아닌데 그냥 놔둬야 하는데 욕심에 눈이 멀어 슬쩍 해 버리고 말았을 때,

마음은 계속 방망이질을 하고 마음은 점점 피폐해 진다. 아무리 아닌 척을 해도

남들은 아무도 그 일을 모른다고 해도, 나는 내 마음은 나의 잘못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 눈, 그 마음을 우리는 양심이라고도 부른다.

 

소년은 빌딩의 꼭대기에서 별을 하나 슬쩍 가져온다. 그 아름다운 빛이 너무 좋아서.

그러나 그 별을 내 것으로 했어도 소년은 행복하지가 않다. 불안함에 시달리고 겁에 질려서는

아무도 찾지 못할 곳에 별을 숨겼어도 계속 마음이 좋지 않고 이제까지 알고 있던

모든 생활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결국 소년은 손수건에 별을 갈무리해서는

멀리 서쪽 강에다 놓아주고 온다. 작별인사라도 건네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너무 너무 갖고 싶어서 그것이 망가지더라도 포기못할 때가 있다.

그렇게 너무 갖고 싶어서 내 것으로 하고 싶어서 애를 태웠는데 막상 갖게 되고 나서

후회한 일도 있었다. 가져서는 안될 것을 욕심내다 망가져 버린 소년의 이야기는

소유와 욕심에 대한 이야기이고, 놓아줄 때를 알아야 하는 이야기로도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내게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힌다.

 

비밀을 간직하는 일은 왠지 멋있어 보이지만 실제로 비밀을 가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비밀을 지킨다는 것은 더 어렵고, 그 비밀이 나의 잘못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비밀은 언젠가는 결국 깨져버리고 마는 것이고 감추려 해도 별빛처럼 작은 틈새로도

어김없이 새어나가는 것이고 감추려 할수록 자꾸만 감추려는 사람을 괴롭게 만들어 간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감추기 보다는 솔직한 편이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허나 어른이 되고 보니 마냥 솔직하기도 쉽지 않다.

 

파블로 네루다가 글을 썼고 엘레나 오르리오솔라가 그림을 그렸고 남진희가 옮겼다.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거장들의 그림책 그 첫번째로 나온 <안녕, 나의 별>

초등학생용 그림책들은 대개가 어른들용 그림책처럼 여겨진다.

애들보다 어른들이 보고 생각에 잠기면 좋지 않을까 싶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