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검은 새

제목에서 살짝 물음표가 붙는 부분이랄까요

뭔가 철학적인 의미가 담긴듯도 하고 고학년 아이들이 읽으며 생각하기에 좋겠다 싶었어요

책을 펴면서부터 '하얀' 검은 새가 너무너무 궁금했지요

이야기는 주로 까치 방울이의 입장에서 흘러가네요

태어난지 3개월만에 둥지에서 쫓겨난 방울이

그렇게 사랑해주던 엄마가 정말 매몰차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쫓아내네요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채 둥지 밖으로 덜렁 쫓겨나온 방울이는 그래도 엄마가 보고 싶어요

다른 친구들과 놀며 사냥하며 함께 지내도 엄마의 빈 자리가 너무 크네요

그런 방울이 곁에 어느새 듬직하게 자리한 친구 미루

온몸이 하얗고 두 눈이 붉게 빛나는 미루는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는 걸걸한 목소리를 가졌지요

방울이와 친구들은 낯선 미루에게 날을 세우며 경계하지만 미루는 넉넉한 마음으로 어린 까치들을 품어주네요

그리고 어린 까치들에게 하나하나 알고 있는 것들을 알려주어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든지, 적을 공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늘들과 하늘 호수가 얼마나 멋지고 또 위험한지...

이렇게 많은것들을 알고 있는 미루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훌쩍 어디론가 떠났다가 한참만에야 삐죽 돌아오곤하는 미루를 기다리며 방울이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요

미루가 애써 가꾸던 열매들이 모두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잃었지만 사랑이 가득한 모월저수지를 보며 마음이 술렁이는 방울이

하지만 현실은 방울이에게 아픔과 고통을 생생하게 보여 주네요

 봄 내 여름 내 노래해주고 이야기해주던 배가 익었는데 애 사람들은 못먹게 하는 걸까요

까치들은 자기들이 키웠다고 하고 농부 입장에서는 그저 화가 날 뿐...

이 대립은 또 하나의 죽음을 불러 오네요

그리고 어느날 배밭에 설치된 묘한 집

그 안에서 솔솔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

ㅎㅎㅎ

까치들은 과연 유혹에서 이기고 살아남았을까요

하얀 까마귀 미루

까만새들 사이에서 혼자 하얗기 때문에 만났던 친구들

미루는 어디로 간걸까요

방울이와 까돌이는 친구를 다시 반나볼 수 있을지

존재의 의미와 다름이란 것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되는 이야기였어요

점점 더 배타적이 되어가는 아이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고마운 계기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