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하지은

내가 작가 하지은을 처음으로 만난 작품은 "거미무덤"이었다.

탁월한 묘사와 섬세한 흐름은 그의 작품이 개인지로 나왔을 때, 나로 하여금

구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 그가 시간이 지나 얼음나무 숲이라는 새로운 작품을 들고 나왔다.

전작의 기쁨을 알고 있던 나로서는 환호성을 지를수 밖에 없었다.

 

Music

이야기는 음악의 성지(聖地), 에단에서 펼쳐쳐진다.

각기 꿈을 가지며 운명처럼 만난 트리스탄과 바옐, 그리고 고요.

그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시계바퀴가 맞아떨이지듯 정교하면서도

그런 정교함에서 나올 수 있는 차가움을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잔잔함과 애수어린 느낌을 선사해준다.

음악이라는 소재때문일까?

나는 얼음나무숲을 보면서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의 기억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천재적인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에단의 성지에 등장한 천재적인 음악가. 아나토제 바옐.

모짜르트를 질투하고 시기한 궁정 음악장, 살리에르(Antonio Salieri)

자신의 재능을 깨닫지 못하고 바옐의 천재성을 동경한 음악가. 고요 드 모르페.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그 영화의 잔상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들었다.

Fantasy라는 수식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쯤, 환상은 나에게 찾아왔다.

 

Fantasy

우리나라에서 환타지란, 순수문학에 하류문학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크다.

분명 장르문학은 순수문학에 비해 쾌락에 포인트가 맞춰진 면이 크긴 하다.

하지만 얼음나무 숲은, Fantasy라는 단어의 본질적인 의미를 보여준 작품이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클래식 음악처럼 진행되는 이야기속에서 우리에게 찾아온 환상의 숲.

얼음나무 숲.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그 환상의 숲은 우리에게 환상(Fantasy)을 보여준다.

글에 전혀 부담없이 스며든 환상덕분에 글의 재미와 감동은

시너지효과를 이뤄 더욱 빛나 보인다.

 

서평을 마치면서

얼음나무 숲의 가치는 그 감동적인 내용뿐만이 아니다.

장르소설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노블레스 클럽의 취지처럼

장르소설계의 새로운 파문을 만들며, 그 첫 효시를 쏘아올린데에도 의미가 있다.

그 효시의 성공성은 출판된지 얼마 안 지났는데도 증판했다는 사실이 말해준다.

 

앞으로 얼음나무 숲처럼 소장하고 싶은 책.

구매하는데 드는 돈이 아깝지 않은 책.

이런 책들의 발매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