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좋아하는것은 무엇입니까?"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글이라 답할 것이다. 그런데, 내게 글이 즐겁거나 흥미로워서는 아니다. 오랜 기간 자연스럽게 터득한 삶의 습관인 이유가 크다.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느낀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는 수단이 바로 글이다. 창작의 고통에 비견할 바는 전혀 아니지만, 매일의 습작과정을 이어오고 있다. 하루의 일상이 늘 똑같지 않듯, 글에 투영되는 삶의 모습도 천차만별이다. 중요한것은 써내려갈수록 정제되고 절제된 생각유형을 담으려 한다는 점이다. 희노애락을 반영하고 있어 작성시점의 개인적인 기분, 기후조건까지도 반영한다. 글쓰는 목적은 대동소이하게 " 생각의 공유"에 있다. 각자 느끼는 환경상태가 다르니 같은 현상에 대해서 느끼는 감회는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좋은 글은 그것을 공감대로 승화시킨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들을 다루는 기사의 경우 가장 절제된 언어미학을 보이고 있다.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사실보다는 전체적인 조망을 통한 주제의식 부각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결하고 쉬운 편이다. 제목학원 이라 칭할 정도로 그들의 제목 네이밍까지도 통찰력있다. 많은 글의 표본으로 신문사설을 꼽는것도 그 이유이다. 물론 무리한 특종보도식의 사실무근의 더미도 많다. 글을 담는것이 아니라 읽고 가슴속에 새기는 것이다.  

 주로 블로그를 통한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썼다 지운다. 타이핑 하는동안에 글을 통해 표현하려 했던 주제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의 일이다. 쉬운 글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글쓰는 사람이 실감하는 부분이다. 어느정도의 글을 통해 나타내려는 생각의 흐름이 일관성있을때 완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던 "오늘은 000를 했다. 참 좋았다." 식의 독후감을 쓰던 초심을 되돌려본다. 의식이 더해질수록 글본연의 목적은 퇴색하고, 글을 통해 창출할 가치에 신경을 쏟게 마련이다. <기자의 글쓰기>는 책의 제목그대로 24년차 기자의 경험담이 담긴 책이다. 대표적인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다. 막힘없이 잘 쓴다. 기본적인 통찰력이 있기에 "숲"전체를 아우리는 글을 쓴다. 기승전결 막힘없는 논리적인 구조가 쉽게 읽힌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을 터득하는것은 힘들다. 기본적인 글재주가 있어야 하고, 풍부한 경험에서 오는 성찰이 기반된다.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노하우라 할 수 있다. 이런 기법을 쉽게 풀어쓴 책이니 재능전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사실에 기반한 짧고 굵은 글의 3박자를 말해주고 있고, 책으로 글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첨삭지도하듯 이미 작성한 많은 예제들을 수록해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한다. 이 정도의 친절함이면 글의 내용을 탐문하기도 전에 서문처럼 "악마도 감동하는 글쓰기"에 성공할 수 밖에 없다. 관건은 얼마나 습득과정이 습관적으로 반복되어 각자에 맞게 자기화되는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좋은 글을 쓴다는것은 적극적으로 세상을 경험하는것을 의미한다. 직접적으로 성찰한 경험이 극대화될수록 글은 단탄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바이올렛의 색깔로 따로 각인된 책의 핵심내용만 훑어봐도 기존보다 센스있는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이 책은 배려심 가득한 책이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글쓰기 원칙의 완성은 이런 저자의 노력에 더욱 배가될 수 밖에 없다. 글을 통한 성취욕이 큰 내게 한 권의 책이 이정표를 밝혀준다. 조잡하게 동원된 속성기법의 책과의 현격한 차별성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땀냄새 가득한 현장에서의 경험이 알토란같이 문체에 반영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