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부모 사이만큼, 필연적인 관계가 있을까? 한 생명으로 세상에 태어난 순간 아이는 가족의 사랑을 받고 자라난다. 하지만 다치지 않고 해맑게 웃어주면 충분했던 그 초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육공화국의 이면에서는 더해진다. 맘껏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학원과외에 시달려 갇혀 지낸다. 심지어 친구를 만들기 위해 치열한 교육환경에 있어야 하는 세태는 답답할 따름이다. 어느순간 아이 본연의 관심사가 아닌, 다른 아이들과 맹목적인 비교를 당하기도 한다. 

  세상엔 나와 같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적재적소 가려내야 한다. 한편으로는 부대끼며 살 수 밖에 없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모습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며 경험으로 수용하기 시작한다. 두뇌의 발달이 왕성해 보통의 어른들의 학습능력보다 낫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부모들에서 태어난 영향으로 기기적응력도 낫다.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좌충우돌의 상황을 겪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옆에서 조력하는 역할이어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건 아이의 입장에서 최대한 생각하고 고려하는 조력자이다. 운동능력이 탁월한 선수들 옆에서 유능한 지도자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아낌없는 조언을 하는것과 같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의사결정자체를 봉쇄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이루지 못한 경험에 대한 과거지사 성향의 대리만족 기질도 더해진다. " 내가 어렸을때 공부를 좀더 잘했더라면, 지금보다 성공했겠지? " 하지만 그 아쉬운 부분은 상당한 모순점을 드러낸다. 예전으로 갈수록 인생의 성공과 학력이 그다지 비례하지 않은 현실을 직감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내 자녀에게 과거와 같은 패착을 대수롭지 않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들이 읽어야 할 책 < 내 아이를 위한 정화> 에서는 이 부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단적으로 부모가 된다는건 이제야 제대로 어른이 되는 수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가 낯선 환경에 어리둥절하듯, 부모또한 아이를 키워낸 경험이 전무한 어른아이인 것이다. 대부분 20년이상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축적한 다른 경험들이 바탕이 되는것 뿐이다. 내 아이와 부모로서 내 나이는 같은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자유분방한 기질의 아이보다 헛점이 더 많다. 나보다 현명한 지혜를 키워갈 수 있는 아이를 과거의 잣대로 평가짓는것은 아이와의 소통을 가로막을 뿐이다. 

  "많이 피곤하지. 그래도 막상 일어나면 오늘도 즐거울 거야. 조금만 힘내자." 

그렇게 깨운 날은 딸아이도 웃으면서 등교를 한다. - p40 -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는건 아이의 내면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금새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재촉하며 지각이라도 할까 노심초사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렵지 않은 사소한 일상인데 말이다. 잠이 보약일 만큼, 숙면은 사람의 인생에 긍정의 작용을 한다. 언제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이 닥칠 지 모르는것이 인생이다. 그러하기에 부모는 늘 불안전한 환경속에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헌신을 다한다. 수면활동은 사람에게 할여된 안정활동이자, 가족 공동활동이다. 그런데 이런 고요한 정적을 아이가 듣지 못할거라는 생각으로 말다툼하는 경우가 많다.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음에도... 

  세상이 편리해질수록 그만큼 아이들이 익혀야 할 지식의 양은 넘쳐날 수 밖에 없다. 부모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부모가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현실적으로 직접 접하는것은 아이이다. 이 경우 부모의 경험은 아이에 비해서도 얇직할 수 있다. 가뜩이나 온갖 스트레스에 직면한 아이를 재촉할 필요성이 없다. 책상머리에 앉은 순간 학습으로 이어가는건 아이의 몫이다. 그 자체가 자기와의 사투이다. 잠시 쉬는 순간을 놓치도 않고, " 공부안하고 뭐해?" 하는 식은 아이를 고립하게 만들 뿐이다. 아이가 가진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세상의 부정적인 정보대신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주는 정보로 방향을 잡아주는것이 그 역할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