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역자와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날리던 목회자가 성 문제로 무너지던 때,
순회선교단의 김용의 선교사님이 내지른 일성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다.
"여러분은 왜 목사를 종교장사꾼으로 만듭니까?"
비판을 하는 사람이 그 비판의 대상에
자기 자신을 포함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이 소수의 몇몇 목회자들의 영성에 집중되었기에
그들의 무너짐이 교회 전체의 타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씨알 사상' 을 외친 두 명의
믿음의 선배들을 주목하는 시도는 참 의미가 있다.
'다석 유영모' 와 '씨알 함석헌' 이 바로 그 두 분이다.
두 분의 사상을 계승한 저자는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과 같이
매일매일 이 분들의 글을 통해 생각의 깊이를 키우는 책을 썼는데,
바로 홍성사에서 나온 <유영모, 함석헌의 생각 365>이다.
작년 10월에 나온 책인데 지난 한 해 동안 책의 취지에 맞게
하루에 한 편씩 읽어 나가서,
2013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다 읽었다.
전반적으로 가장 자주 들었던 느낌은 '생소함' 이었다.
다른 책이나 설교에서 접해 오던 텍스트와 너무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생경한 낯설음을 인내하면서 꾸준히 읽으면서,
내 생각과 존재의 깊은 곳을 울리는 그 무엇인가를 경험하게 되었다.
바로 이 두 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얼' 이라는 영역이 아니었나 싶다.
이성과 감성의 표피를 자극하는 문장들과는
사뭇 다른 본질에 맞닿은 심연에 호소함...
그것은 결국 함석헌 선생님이 자주 강조하셨던
'생각하는 씨알이라야 삽니다' 라는 메시지와
잇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시고 깊이 만나길 원하시지만,
저마다 분주함과 게으름, 그리고 두려움으로
하나님 앞의 '단독자' 이길 거부한다.
그 분은 '하늘에 계신 우리 하나님' 이심과 동시에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이시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그치고 설교와 책을 통해서만
말씀 듣기를 원하는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마치 하늘의 만나를 맛없다면서 짓밟고
애굽에서 먹던 노예의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것과 같다.
성도들의 생각이 깨어나지 않으면 한국교회에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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