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2013.9.02
꼭두는 왜 고래입속으로 들어갔을까? 김옥랑지음/이유정 그림

대학로의 꼭두 박물관은 한 사람의 집요한 노력으로 개관되었다. 대학로 공연을 보고 우연하게 들렀던 꼭두 박물관을 둘러보고 화려한 상여의 앞뒤를 장식하는 용수판 이외에도 재미있게 생긴 아기자기한 꼭두들의 존재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꼭두 박물관의 관장의 6편의 창작극을 묶은 책을 통해 이전에 몰랐던 꼭두를 만나게 된다.

꼭두란

나무 조각으로 만들어진 꼭두는 순우리말로 ‘경계선에 있는 것’을 의미하며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주는 자로 망자가 미지의 세계인 저승길을 여행할 때의 길의 안내자이면서 동시에 귀신이나 도적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수호자이며 여행길에 동거 동락하는 동반자이다.

더 알아보는 꼭두 이야기

하나의 창작극이 끝나면 더 알아보는 꼭두 이야기를 통해 꼭두의 종류와 꼭두와 비슷한 친구들, 다른 나라에 꼭두와 같은 존재들에 대해 풍부하게 부연설명을 해준다.

 

조상들의 장례문화를 엿볼 수 있다.

조침문을 통해 죽은 이를 애도하는 제문과 깅코와 검박이의 모험을 통해 상여와 상여 때 쓰는 꼭두를 비롯해 도구들이 있는 곳집을 살펴보며 상여 준비하는 방법들과 상여행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죽음은 또 다른 여행

삶과 죽음은 생명의 본질이지만 살아서는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죽음을 우리들을 터부시하고 두려워하는데 옛 조상들에겐 죽음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는다.

너무도 화려한 꽃상여나 장례행렬을 지나친 허례허식이라고 단정지었는데 망자의 사후의 또 다른 삶을 생각하면 조상들이 장례식에 많은 정성을 들인 점을 이해할 수 있다.

꼭두와 함께 저승길을  가는 망자의 모습은 무겁지 않고 오히려 축제처럼 밝고 경쾌하다.

감상

옛 용어와 희곡의 형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몰입하기 어려웠지만 꼭두에 대해 이보다 더 자세하게 알 수는 없을 것 같다. 조선후기 여류수필집인 조침문을 글을 차용하여 부러진 바늘을 떠나 보내는 의식이나 낙타 50마리가 굶어 죽은 만부교사건과 반야용선인 흥국사대웅전, 조선 최초의 코끼리, 장생포 고래 박문관처럼 역사적 사실과 불교 설화, 유적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하여 꼭두들의 역할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사바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인 피안의 극락정토로 중생들을 건네 주는 반야바라밀의 배인 반야용선과 꼭두들이 에워싼 꽃상여의 행렬은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

역사책에서 제목만 들어봤던 자산어보에 대한 내용도 알게 되며 꼭두를 매개로 새로운 역사적인 지식과 정보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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