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북스	2013.8.28
동양의 탈무드 장자 장자 지음/ 황효순 감수

이 책은 장자의 원전이 아닌 현대인에게 필요한 구절을 엄선하여 발췌와 해설을 함께 싣고 있다.

원문과 해석만 달려있었다면 조금 난감했을 것도 같다. 원문의 한자들을 다 읽어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고 모르는 한자도 많은데 한글이 달려있지 않아 해석에 많이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감수자의 풍부한 해설이 없었다면 지식의 한계로 이 책의 가치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며 음미하기 어려웠을 텐데 다행히도 감수자가 한시, 논어, 노자의 구절을 다양하게 인용하여 장자의 구절을 풀이하며 장자의 사상을 다른 사상과 비교하여 이해시키고 있다.

한문이나 경전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막간의 시간에 지혜를 얻을 수 있게 편집이 깔끔하며 글자의 크기와 단락 사이의 적당한 여백은 글을 음미하는 여유를 주며 가독이 편리하다.

책을 쉽게 읽히지만 장자의 도는 역시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장자는 사물의 이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사상가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기이하다.

조삼모사의 출처가 <장자>임을 처음 알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조삼모사의 뜻과 현대 중국에서 쓰이는 의미와 장자에서 나온 원래 뜻과도 달라서 참 재미있게 생각된다.

결과는 같은데 눈앞의 이득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원숭이나 잔 술수를 이용해 원숭이를 속이는 사람을 꼬집는 말인데 장자에선 특정한 일이나 사물, 어떤 한 면만 고집하다가 전체를 바라보는 능력이 부족해져서 전체를 아울러 보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작은 것이나 특정 면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편협한 시각을 뛰어넘어 전체를 바라보게 하거나 고정되거나 절대적인 것은 없으며 모든 인위적인 인습과 틀을 벗어나 자유롭다.

욕심에서 벗어나 자신을 수양하며 자연의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정신을 맛 볼 수 있다.

욕망을 경계하면서도 기업중심의 사회에선 부와 물질추구를 욕망하게 한다. 오늘날 우리들은 각종 최신 전자제품들에 마음을 빼앗겨 정신과 시간을 소모하는데 몰두한다. [장자]는 시끄럽고 분주한 외부에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게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지식추구, 끝없는 물질 추구의 욕망, 지나친 노동은 현대사회에서 현대인들에게 요구되는 항목들이다. 빠른 속도와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부지런히 배우고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고 겁도 준다. 효율과 속도를 강조하는 사회에서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릴 때 장자의 책을 읽으면 자신의 삶의 태도를 점검해 보고 내적인 기준들을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어갈 수 있다.

황효순감수, 장자동양의탈무드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