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라	2013.9.05
우리 개의 안내견을 찾습니다 시어도어 테일러 글/최정인 그림

 

빼어난 외모에 뛰어난 운동실력을 가진 오빠들 틈에서 주눅들은 말라깽이 주근깨 소녀인 헬렌은 강아지 터크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된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안 보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나중에 안 보이는 게 나을까요?- 본문 101쪽

내가 혹은 사랑하는 이가 어느 날 시력을 서서히 잃어 장님이 된다면 어떻게 할까?

헬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터크는 망막 위축증에 걸려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

맹인개를 위한 안내견을 들어봤나요?

맹인 안내 견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전세계 맹인들이 다 안내 견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맹인을 위해 도움을 주는 안내 견을 훈련시키기 위해선 사람들에게 우호적이며 친근한 것은 기본이고 뛰어난 인내심으로 훈련들을 완수해야 한다. 비용도 비싸고 그 숫자는 부족하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아주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만 혜택을 받아야 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주인공 헬렌은 장님 개에게 안내 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맹인견협회에 부탁 한다. 처음엔 거절하지만 결국 레이디데이지라는 은퇴 안내 견을 얻게 된다.

터크, 넌 자유야

터크에게 데이지와 친해지고 따르게 하는 훈련은 쉽지 않았다. 헬렌 혼자서 두 동물을 조련시키려고 몇 개월을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학교생활을 등한시 하는 헬렌에게 가족들이 포기하라고 하자 가족 몰래 훈련을 시키며 포기하지 않는다. 헬렌의 마음을 이해하고 적절한 조언을 주는 이시하라 아저씨의 도움으로 터크가 데이지의 목줄 끈을 무는데 성공하고 데이지의 목에 방울을 달아 터크가 데이지의 소리를 듣고 보조를 맞추는데 성공한다.

언제 성공할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 헬렌의 사투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감상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기에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대상이 어디 꼭 사람에게만 적용되겠는가? 이제 열 세 살인 헬렌이 눈을 잃어가는 반려 견 터크를 위해 집중하고 헌신하는 모습에 정말 사랑한다면 저렇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이 부족하고 수줍음이 많았던 여린 소녀가 터크를 통해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을 찾아서 터크를 지켜주려고 하는 마음에 놀라게 된다.

내가 자녀를 둔 엄마라서 그런지 책 속의 부모들의 태도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자녀의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 헬렌 몰래 지켜보는 부모의 모습이, 헬렌이 키우는 터크에 대한 책임감을 위임하는 모습, 터크와 맹인안내견인 레이디 데이지를 훈련할 때도 자녀에게 간섭하지 않고 지켜보며 응원하는 진짜 부모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나라면 답답해 하지 않고 간섭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2주 넘게 훈련하는데 실패하고 낙담하는 헨렌에게 “계속 노력해 그리고 터크에게 화내지마” 응원할 수 있는 엄마가 얼마나 될까?

터크에게 눈물나도록 헌신하는 헬렌에겐 그런 헨렌을 옆에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부모가 있었기 때문때 가능한 것은 아닌지……

2달 동안의 훈련에도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터크를 훈련하고 마침내 성공하는 장면에선 눈물이 줄줄 흐른다. 터크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헬렌의 성장기를 담아낸 이 이야기는 절심함과 애정이 어떻게 작은 기적을 만들어 내는지를 잘 보여준다.

반려견이 무엇인지, 책임감이 무엇인지 그리고 가족이 안 된다며 이제 포기해도 괜찮다고 다독여도 포기하지 않는 게 무엇인지 이 책을 읽은 어린 독자들은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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