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타, 고헤이, 아쓰야 삼인조 도둑은 훔친차를 타고 가다 차 배터리 고장으로 잡화점에서 멈춘다. 점포는 셔터문이 굳게 닫혀있고 셔터에는 우편함이 하나 붙어있을 뿐이었다. 건물 뒤편에는 출입문이 하나 있었고 문에는 배달우유를 넣는 우유상자가 있었다. 잡화점을 둘러보고 있을때 셔터 앞 종이상자에 편지하나가 떨어졌다. 호기심에 그들은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편지는 고민상담을 하는 달토끼라는 익명의 여자가 쓴 편지였다. 그들은 쫓기는 도둑의 신세이지만 답장을 해보기로 했다. 그들 나름의 성의껏 편지에 답장을 썼고 우유상자에 넣어두자마자 편지가 사라졌다. 우편함에는 곧바로 다시 한통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누군가 왔다간 흔적을 찾을수는 없었다.

나미야 잡화점은 가게 앞 셔터의 우편함과 가게 뒷문의 우유상자가 과거와 이어져 있었다. 과거의 누군가가 잡화점에 편지를 넣으면 현재에 편지가 들어왔다. 잡화점은 시간이 멈추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곳이었다. 달토끼의 편지에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조언을 담아 답장을 해나간다.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온다. 때때로 그 선택을 함에 있어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결국 어떠한 선택을 하든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의 몫이다. 나미야 잡화점에 온 한통의 편지, 성심성의껏 답장을 보내지만 결국 달토끼는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고 그들의 조언에 감사해한다. 그들이 말한것과 전혀 다른 선택을 하고도 감사하다는 그녀, 결국 선택에 있어서 필요한건 정확한 정답이 아니라 같이 고민해주는 누군가가 아닌가 싶어졌다.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만 읽어와서 인지 이 소설과 히가시노 게이고가 선뜻 연관지어지지 않았다.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오히려 더 신선하고 좋았다. 늘 조마조마하게 따라 읽어내려갔던 것과는 달리 큰 긴장감없이 스토리에 따라 갈수 있었다. 등장 인물들의 얽혀있는 관계들을 보니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었구나 싶다.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다른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잡화점에 편지를 넣고 답장을 받으며 조금씩 달라지는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 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수 있습니다. 모든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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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누군가가 내 인생에 대해서도 앞으로 이런 삶을 살아가면 성공할것이다 라고 충고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한 미래에 대해 계획해주면 그대로 미래를 살수 있을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하지만 잡화점에 편지를 보낸 주인공들은 '이렇게 살아라'라고 얘기했음에도 다른 선택을 한다. 그럼에도 편지의 답장에 고마워하고 자신들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그저 고민의 답을 함께 찾아가주는 것에서 위안을 느낀다. 나미야 잡화점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처럼 인생은 백지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무한한것이다. 스스로의 선택을 믿고 그 길을 따라가면 되는것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