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바람에게 말을 걸고 살아온 시간이 참 많다.

그래서 바람이 들어간 나의 글드로 참 많다.

이런 바람에게 길을 물었다는 스님의 표현이 참으로 좋다.

그런 바람의 대답 또한 멋지구리~~

'얼쩡거리고 서 있으니

단풍잎이 귀싸대기를 때린다'p206

 

자연과 소통하며 사시는 분들은 참 많다. 그리고 그들 나름의 시선과 소통의 포현도 다양하다.

나 혼자만 보아도 내 친구들은 평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난 자연속에 뭍혀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ㅋㅋ

 

 

 

'무소유

 

잔을 채울 땐 확실히 채우고

비울 땐 확실히 비우라

 

무소유란

늘 빈 잔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비우는데

걸림 없는 자유를 말한다'   p80

 

 내가 가진 성인의 대한 생각은 그릇을 비우고 채우기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스님은 그런 내 생각에 무소유의 참뜻을 설해주셨다. 가만보면 우리는 같은 말을 다르게 해석하기도 하고 조금 다른 표현은 같이 해석하기도 하는 것같다.

이런 무소유적 표현은 글들마다 곳곳에서 표현되고 있었고 그 표현은 바람과 한데 아우러져 내 가슴을 휘젓고 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면 '어떠랴! 한 점 바람이면' 이다..

 

'오늘은 길 잃은 나그네의 슬픔으로

비에 저은 아카시아 꽃향기로 서 있고 싶다

내일은 산불에 몸살 앓은 작은 소나무로 서서

노스의 기침 소리에 편지를 써야겠다.

 

너는 태어났다.

아무런 부족함 없이

너는 온전했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어떠랴! 한 점 바람이면

잠시 스쳐 지나갈 세상' p60

 

아...한 점 바람이면 어떠하리...잠시 스쳐지나갈 세상....우리네 삶이 딱 맞는 표현이 아닌가?

내 삶이 그렇게 스쳐가듯 내 아이의 삶도 그리 스쳐갈 것을 무엇에 목 메이지 말고 어디에 묶이지 말고 자유로이 비교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삶이기를...

이 책은 손에 잡은 순간 바람처럼 스쳐가지만 그 여운은 길고 길어 끝을 알 수 없다. 스님의 문향이 그리고 스님의 손끝엣 번져내린 묵향이...

그렇게 내 가슴에 바람처럼 다가와 잔잔한 파도를 일으켜내는 그 마법같은 문향에 감동할 수 밖에...

 

이번 잠언집의 그림은 학이 주를 이뤘다. 혹자는 이게 무슨 학이냐하겠지만 붉은 점 하나를 보고 나는 학이구나를 확신했다.

천년을 산다는 학의 기운이 때로는 외롭고 처량하게도 또 때로는 아름다운 사랑이 넘치는 모습으로...그렇게 독자들의 마음을 두두릴 거을 생각하니 내 심장이 바람에 일렁이듯 두근거린다.

우리는 누군가에 의지해서 살아갈 수 있는 힘만큼 스스로 일어나 설 수 있는 힘도 그보다 더 많이 가졌단다.

그말이 어찌나 가슴으로 와 닿던지... 한 때 외롭다고만 느꼈던 내 삶이 지금은 늘 따뜻하게만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그 힘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다.

첫번째 스님의 잠언집에서 받았던 그 감흥 그대로 이번 잠언집도 내게 큰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주고 있다. 두고두고 읽고 또 읽어도 늘 새로울 글들과 마주한 오늘 하루가 참으로 행복했다.

 

나는 늘 물을 것이다 내 가슴에 지금 일고 있는 바람에게 그리고 멈추지 않고 스쳐갈 바람에게...

그 답 또한 내게서 오는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크게 들려올 거란 걸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모든 삶이 주인공은 나이며 모든 것이 나로 인해 시작하고 나로 인해 마무리되는 그 순간까지 길 잃지 않고 행복하고 아름답게 사랑하며 살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