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프랑스로부터 문화재 반환이라는 것으로 크게 이슈화 되었던 외규장각 의궤.
그때 당시 나도 여러 매체를 통해 정확하게까지는 아니지만
우리 문화재를 다시 가져온다는 자체만으로 당연하고 뿌듯하다고 생각했었다.
부끄럽게도 배경이나 흐름까지는 정확히 몰랐던터라 이 책으로
어떻게 그 문화재가 발견이 된건지, 어떤 양국간의 협상이 있었는지,
어떤 노력과 그 후의 이야기들이 있었을지 알 수 있을것이라 기대했다.

그리 두껍지 않고, 사진까지 중간 중간 첨부되어 있어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 문화재이니 당연히 가져오는 것이 맞고, 프랑스로부터 반환받게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까지가 전부였다.
이 책을 통해서 다 불타서 없어진 줄 알았던 외규장각 의궤가 어떻게 프랑스에 있게 됐는지도 알게됬고,
또 그런 사실이 어떻게 표면에 드러나게됐는지도 알게되었다.
프랑스 해군 장교들에 의해서 약탈당하고, 버젓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에
나 또한 저자처럼 분노노 하고, 오랜 시간 협상 과정에서는 왜 그리 답답한건지.

단순히 '우리꺼니까 내놓아','그래, 니네꺼니까 줄께' 이러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프랑스 법에도 위반되는 행동이며, 외규장각 의궤를 우리나라에게 돌려준다는 선례를 만들면
또 다른 나라들도 앞다투어 프랑스에게 문화재 반환을 요구할터이니
프랑스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을 못내리고, 우리는 우리 문화재이고 약탈당한것이니 당연히 돌려받아야하는것이고.

팽팽한 양국의 입장, 해결책은 커녕 조금의 진전도 없어보이는 오랜 협상의 시간들.
정말 읽느내내 답답해서 혼났다.

결국 2011년 우리나라로 "5년단위로 연장이 되는 대여"라는 공식적인 형태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반환되었고, 끝났다라고 단순히 생각했는데 공식적인 협상은 대여란다.
물론 내부적으로 영구적인 대여, 반환이 아니겠냐며 우리나라도, 프랑스도 암묵적으로는 생각하고 있겠지만말이다.

분명 잘 몰랐던 부분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것은 맞다.
내가 조금 더 기대했던건, 저자가 오랜시간 "외규장각 의궤"라는 협상에 참여한만큼 조금 더 자세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기대했었다.
본인의 외교관 생활 이야기보다는 "외규장각 의궤" 협상을 하면서 벌어졌던, 만났던 사람들과의 대화,
프랑스쪽의 협상 대표자들의 생각이라던지, 입장등등의 그 협상 자리에 있지 않으면 알 수 없었던 느낌이나
사실들을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만큼의 자세한 내용은 아니였다.

결정적인 타협 부분에 대한 내용도, 그 오랜시간 팽팽했던 양국이 어떻게 그렇게 타협을 할 수 있었는지
당시의 대통령들의 생각이나 입장, 환경등이 너무 가볍고 짧게 다루어져서
'이렇게 대통령끼리 금방 타협할 것을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하는 의구심마져 들었다.

오히려 저자의 개인적인 외교관 이야기는 적지 않고, "외규장각 의궤"라는 주제만 가지고
조금 더 자세히 이 책을 다루었으면 더 괜찮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기대한만큼 자세한 이야기나 여러 사람들의 느낌들이 표현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이야기들이 짧게 다루어진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