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여자들을 위한 세 가지 빛깔 사랑 이야기

삼색소설은 남녀간의 헤어짐, 욕망과 갈등이 중심축을 이루는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와는 달리, 여인의 내적 자아의 발견이라는 시선에서 사랑과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내용면에서도 여자라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주제, 즉 현실에서 멀지 않는 얘기들을 다루고 있다.


노란색 물방울 무늬 원피스가 소년의 넓적다리를 덮자, 소년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트랙터 위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이 너무 아름답다. 마틸드는 이 트랙터가 회전목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회전목마처럼 빙빙 돌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해바라기와 살구나무도 잘 보인다.

작은 웃음소리 같은 미풍이 불어와 마틸드의 목을 간질이고 금발 머리를 흩어 놓고 달아난다. 소년은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있다. 마틸드는 두 손을 모아 원피스 위에 올려놓는다.

생 전 처음으로 마틸드는 소녀의 손과 소년의 손이 얼마나 다른지 눈여겨본다. 특히 자기를 틸드라고 부르는, 저 이름도 모르는 소년의 손이 얼마나 다른지. 소녀의 손가락은 끝이 더 뭉툭하고, 뼈마디가 두드러져 보인다. 저런 손이라면 트랙터를 잘 운전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서 있는 트랙터지만, 트랙터가 앞으로 나가든, 나가지 않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트랙터는 제자리에 그대로 서 있지만, 두 아이는 트랙터를 타고 상상 속에서 프로방스 지방을 두루 돌아다닌다. 해바라기 너머로, 살구나무 너머로.
(/ p.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