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섹스.                                    

도리언 세이건 · 타일러 볼크 지음│김한영 옮김│동녘사이언스 刊

 

개체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지만 종은 섹스를 통하여 끊임없는 번식을 이어간다는 주제
를 두 사람의 저자가 발 벗고 나서 따져 본다. 얼핏 책의 제목만 보아서는 추리 소설같지
만, 존재하는 것은 왜 소멸하는가의 철학적 사고를 포함해 살아있는 것은 왜 섹스를 하는
가를 연계해서 생물학, 심리학, 병리학, 진화론 등으로 서술하는 종족 번식의 모듬책이다.

 

죽어보지 않고 죽음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일견 모순이지만 어쨌든 죽음은 필연적
으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많은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이다. 자신은 죽으면서 종족을
퍼뜨리려는 생식 본능(이든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든)으로서의 섹스와의 함수관계를 따져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다. 170 쪽에 노벨산 수상자 니코 티버겐의 '털없는 원숭이'에
서 체모의 퇴화는 민감한 피부를 노출시켜 에로티시즘을 증가시켰다는 부분은 자연스레
헤드 뱅잉을 일으킨다.

 

이 책은 에로티시즘 섹스를 다룬 것은 아니다, 종족번식 외적인 섹스로서 과학 철학 문학
등을 미쟝센으로 하여 새디즘의 사드 백작과 자유연애론자 시몬느 드 보바르도 등장시키
며 섹스 생물학으로 승화시키는 재주를 부린다. '나는 섹스를 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
는 진부하지만 최고의 진리가 아닌가 싶다. 한 발 더 나아가 '나는 죽는다 고로 존재한다'
면 지나친 강변의 비약일까 오버하는 걸까.

 

섹스는 신이 인간에게만 부여한 쾌락을 동반한다. 여느 생물처럼 특정한 번식기의 제한을
받지않고 애니타임으로 섹스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저자 도리언 세이건은 섹스의 의미
를 집중적으로 생물학과 심리학과 신화까지 종횡으로 누비며 생명 순환의 일환으로 죽음
이 빚어내는 탄생을 다루고 있다. 상반되는 개념인 죽음과 섹스가 이어진 갓임을 술술 이
지easy하게 읽히운다.

 

저자 타일러 볼크는 죽음에 대해, 도리언 세이건은 섹스에 대해, 카테고라이즈 하여 서술
한다. 두 권의 책을 두 명의 저자가 각각 분담하여,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으로 엮어
냈다. 일본의 하이쿠 승려 바쇼까지 줄연시키는 의도는 죽음이 덧없음을 말하면서 죽음과
섹스는 유기적인 관계이며 진화해온 죽음을 통해 새생명이 거듭 태워난다는 암시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