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그 삶과 음악                    

제러미 시프먼 지음│김병화 옮김│PHOTONET NAXOS books 刊

 

교향곡 운명의 초반부에 강력하게 울려퍼지는 동기의 4음은 무척이나 강렬하고 감동적
이다. 고전 음악에서 모차르트와 쌍벽을 이루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은 독자가 유일하게
풀네임을 다 외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음악적 소질도 영문도 모르면서 초등학교때 교과
서에 실려 나오든 월광 교향곡은 지금도 생생하게 뇌리에 살아있다.

 

베토벤은 제일 위대한 작곡가라고 서슴없이 이야기 한다 독자는. 그가 작곡가에겐 치명
적인 청각을 잃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장엄한 불후의 명곡들을 작곡 했다는 사실은 베
토벤의 위대함을 강렬하게 부각시킨다.  첨부된 씨디에서 풍겨 나오는 교향곡 1번, 2번,
피아노 소나타 '비창'과 같은 작품은 그가 남긴 걸작 중의 극히 일부이다. 그의 소나타를
들으며 서평을 쓰는 사치를 누린다. 시방 난.

 

베토벤의 주옥같은 음악들을 그 유명한 레이블 낙소스 음반과 함께 들으며 읽으며 베토
벤의 고전 음악세계로 몰입하는 사치를 누리다니 되게 감격적이다. 가끔은 세례를 받는
경건함과 흥분을 가누기 힘든 감격을 안겨주는 책을 만나기도 한다, 책과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행복감이런가. 소위 스탕달 신드롬이라는 게 뭐 별건가 듣고
읽으면서 스스로 흐믓해지는 달착지근한 감상이 그런게 아닐까.

 

대중가요가 심금을 울린다면 베토벤의 소나타는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다. 베토벤은 연주
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작곡가라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가의 탄식을 읽
은 적이 있다. 베토벤은 단순해 보이는 악보 곳곳에 크레바스를 묻어놓아 연주자에겐 고
행을 요구하지만, 그를 흉볼 수가 없단다. 베토벤에 매몰 할수록 아름답고 고난과 역경이
묻어나는 참으로 깊은 음악세계다. 실로 책에 첨부된 두 장의 씨디는 음악적인 축복이다.

 

뒤에 부록은 베토벤이 삶을 영위하던 18~19세기의 풍경과 인물, 음악 용어, 수록곡 해설,
연표 등으로 친절한 애프터 써비스를 장치해 놓아 독자의 고전 음악적 소양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베토벤의 시대를 이루던 종교 사상 예술과 건축을 다이제스트해서 준 것도.

베토벤, 소나타, 월광교향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