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황 지음, 나무 [수] 刊         

책을 펼치니, 자칭 DJ 휘황이라는 휘황찬란한 이름을 쓰는 재일교포 3세의 얘기다.
재일교포 3세라는 사실만으로도 상품이 되는 시대에 모델과 DJ까지 두루두루 활동
하는 젊은이가 가상타. 하찮은 지퍼락도 씼어서 재사용하는 환경론자이기도 하다.

요즘같이 총알같이 빨리 시프트 하는 시대에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설
정은 차라리 진부하다 자칫하면 게을러터진 자들의 강변으로 들린다. 저자 휘황은
나태하지않고 게을러 터지지 않으면서도 천천히 가자는 슬로우 라이프를 외친다.
천천히 걷기는 삶의 여유에서 나온다. 느린 건 여유로울 순 있지만 생존경쟁엔 치명
적이라는 걸 젊은 저자는 알까, 모를까.

아무래도 젊기 때문에 성찰력에서  딸리는 저자는 얕게 심플하게 나가는 디자인계
의 생리는 잘도 알아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고즈넉한 곳을 찾길 좋아하며 의류
모델 일과 DJ를 생업으로 하며 서울과 도쿄를 "잇따리깃따리" 하며 아주 괜찮은 인
생을 영위한다. 흔히 한일 양국에서 다 버려졌다는 신파조 푸념도 없이 사유가 해맑
아 좋다

자칫, 일탈적인 삶을 사는 정상적으로 알고 사는 사람들이 책을 만드는 소재는 때이
른 자서전이나 예쁘게 단장한 다이어리를 드러내놓고 까보이는 해프닝이 될 가능성
이 농후하지만, 너스레 떨지않고  free 하고 eco 스럽게 slow로 가니 peace 하단다.

저자가 Fhifan 으로 쓰고 휘항으로 의역해서 쓰는 멋드러짐은 군데군데 휘황스런 글
어디에서도 낡고 칙칙한 빈티지는 없었다, 그저 깍듯하고 쌈빡한 오브제 투성이다.
아르누보도 경박한 젠(禪 zen) 도,  그 뭣도 아닌 그만의 스타일을 해낸듯 싶ㅎ다.

어쨌거나 부록은 하나 챙겨 주었다. 부록의 시대답게  Sancturary 하우스 뮤직이라는
숨어있는 CD 한 장이 새롭게 보인다. 마케팅의 일환이겠지만, 일단은 듣고 볼 일이다.

젠, 아루느보,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