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상을 다룬 배크만의 신작, 베어타운

 

파티마는 고개를 들고 아이스링크에 나가 있는 아들을 잠깐 구경한다. 파티마는 하키팀 코치로부터 아맛에게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얼마나 기분이 이상했는지 기억한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맛이 스케이트를 탈 줄 안다니 인간의 능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였다. 그 뒤로 여러 해가 지났고 베어타운의 추위는 여전히 적응이 안되지만 그녀는 이 도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터득했다. 눈이라고는 내린 적 없는 곳에서 낳은 아들이 빙상 스포츠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는 사실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일은 그녀의 평생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굉장히 호평이 좋은 소설 한 권을 만났다. 칭찬이 하두 자자하기에 작가가 누구인지 보았더니,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이었다. 배크만!! 배크만!!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하던 차에 번쩍 떠오르는 게 있었다. 바로 소설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사실 작가의 이름과 명성은 오래전부터 접해왔지만, 어찌된 일인지 배크만의 작품을 좀처럼 접하고 만날 기회가 없었다. 사실 <오베라는 남자>도 안 읽어본 이들은 많겠지만, 이 작품을 모르는 이들도 참 드물 것 같다. 워낙에 홍보를 해대고, 또 가끔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보면, 돌릴 때마다 자주 마주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린 작품으로도 유명한데, 사실 그는 2012년 이 소설 한편으로 작가로서의 명성과 함께 성공적인 데뷔를 하게 되었다. 읽어보지 않아서 책 내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대단히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스웨덴은 물론 전 세계에서 많은 량의 책이 판매되었다. 배크만의 신작 <베어타운>을 읽어면서 이 작가가 왜 유명한지 자연스럽게 알게되었다. 초반부터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과 흥미를 유발 시킬 만한 어떤 화두를 던져 놓고 소설은 시작된다. 하지만 금방 이 소설이 여타의 일반 소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도시 경제와 사회문제, 청소년 성, 성범죄와 관련된 내용을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다. 오히려 가독성이 좋아 그야말로 술술 잘 읽힌다.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에 내몰린 숲속 작은 마을, 베어타운. 유일한 희망은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이다. 온 마을의 기대를 버겁게 짊어진 천재 하키 소년 케빈은 준결승에서 이긴 날 밤, 하키단 단장의 딸 마야를 성폭행하고, 이 장면을 막 청소년 팀에 합류한 아맛이 목격하게 된다. 그날 이후 혼자서 속을 끓이던 마야는 결승전날 아침 부모님에게 사실을 모두 털어놓고, 시합장으로 출발하려던 버스에서 케빈은 체포되고 만다. 케빈이 빠진 팀은 결승전에서 패배하고, 마을 사람들은 마야와 그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며 사건을 덮으려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