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와 지상세계에는

 

기다려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읽고 또 읽어봐도 참 예쁜 말이다.

지금 당장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이가 있어 만나러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행복하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아내와 6주간의 아름다운 만남을 그린 감성 러브 스토리다. 2004년 일본 원작 영화를 처음 본 이후 유우지와 미오가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보아온 작품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다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을 듣고 반신반의 했었다. 과연 일본 원작에 버금가는 작품으로 재탄생될 수 있을까? 원작에서 아들 유우지와 엄마 미오의 연기가 너무나도 돋보였고 아름다웠기에 과연 이를 능가할 수 있을까하는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개봉 직 후 영화관으로 보러 갔다. 그런데 첫 장면에서 원작에는 없었던 왠 아기 펭귄과 엄마펭귄이 나오는 동화이야기로 영화가 시작되었다.

 

하늘나라와 지상 세계 사이에는 눈처럼 하얀 구름 나라가 있어요.

그곳은 하늘나라로 가는 사람들이 지상 사람들의 기억에서 모두 잊혀 질 때까지 머무는 곳 이예요.

그런데 저 멀리 엄마 펭귄이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네요?

엄마펭귄은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요?

엄마펭귄은 지상세계를 바라보며 울고 있었어요.

눈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어요.

어느 날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고, 엄마 펭귄은 그 틈을 타서 빗방울 열차에 올라탔어요. 지상 세계에 도착한 엄마 펭귄은 눈물이 계속 흐르는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그러던 중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리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뒤뚱뒤뚱 뛰어가니 슬프게 우는 아기 펭귄이 보였어요. 그리고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구름 나라 엄마 펭귄> 동화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여주인공인 엄마 ‘수아’가 아들 ‘지호’를 위해 직접 만들어 준 동화책이다. 영화를 보면서도 처음 이 동화이야기가 나올 때 왠지 마음속으로 울컥 ‘짠’ 했었는데, 책으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사실 <구름 나라 엄마 펭귄>은 영화 속에서 지호를 위한 지호만의 동화책으로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동화 속 이야기의 흐름과 내용이 영화 속 이야기의 흐름과 똑같다. 엄마 펭귄이 수아, 아기 펭귄이 지호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잠시 지호 곁으로 돌아온 엄마 수아는 지호와의 오랜 이별을 준비하면서 지호가 엄마의 보살핌과 도움 없이도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 초반부의 펭귄 동화 이야기는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전개하고 이끌고 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영화를 본 후 다시 동화책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는데, 문득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만남이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짐도 있다는 사실이다. 만남은 기쁘지만, 헤어짐은 대개 슬픈 경우가 많다. 그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함께 있는 그 순간 마음껏 기뻐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구름 나라 엄마 펭귄>를 보면서 아이에게 ‘사랑과 행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