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망덕한 자는 의리가 없어야 해요.

그런데 배은망덕한 자는 무조건 의리가 없을까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45p

나는 책을 소개하는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예전에 책을 소개하는 책들만 쫘르륵 특별 포스팅(?)를 한 적이 있다. (지금 찾아보니 그게 벌써 4년 전이라 깜짝 놀랐다 / 링크:http://blog.naver.com/bbrrlee/80181730424) 

이 책은 어머니가 지인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신다고 했는데, 워낙 먼 거리라 혼자 가기 힘들어하셨다. 그래서 내가 모시고 일단 같이 가긴 했으나, 예식장 안에는 어머니의 친구들도 계셨고, 나는 굳이 전혀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기에, 홀로 외부 카페에서 기다리며 읽은 책이었다. 일단 읽은 소감부터 이야기하자면 '대만족'이다. 

좋다고 생각한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 밀란 쿤데라의 <커튼>이란 작품도 소개되었고, 볼테르도 나왔고 기행문을 소개하는 내용도 나왔기 때문이다. 이유가 별스럽지 않아서 이 리뷰를 읽는 분은 실망할지도 모르나, 책이나 영화나 모든 문화 예술 매체가 좋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그냥 내가 끌리는 이유가 말 그대로 '좋은 이유'일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아무리 선의의 질문이라 해도 질문은 토론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으며, 토론이 가능해지면 종교의 교리가 의문과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에 질문을 던지지 말라는 거죠. 질문을 던지면 의심할 수 있는 계기가 생깁니다.

-146p

이 책은 인문학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이기에 이번에도 역시 대화하듯 글이 쓰여있다. 존댓말로 '이렇게 저렇게 되었습니다.' 형태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특성을 잘 살린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딱딱하게 '~이다'체로 쓰여져 있었다면 청자가 존재하는 강연을 책으로 구성했다기보다는 그저 작가의 생각만을 담긴 고유한 책으로 느껴졌을 것 같다.

이번에 일을 쉬게 되었고, 학교도 방학을 맞아서 조금은 여유가 생겼기에 이 기회를 조급하게 보내지 않고 천천히 책도 많이 읽고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서 좀 더 빛을 낼 수 있도록 성장하는 기간으로 삼으려 한다. 올해는 연초부터 너무 일과 공부, 자격시험 등에 얽매여서 정신도 없고, 신체적으로 너무나 지친 상태로 보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쉬는동안 읽을 책을 많이 소개받은 것 같아서 좋았다.

 이미 밀란 쿤데라의 <커튼>이나 괴테의 <파우스트> 등은 읽은 책이라서 그런지 작가의 소개로 다시 한 번 보니 더 좋았다.  사실 2월달에 한참 바쁜 시즌에 읽었던 책이라 몇 부분 외엔 거의 잊어버렸지만, (정말 너무 바쁜 시즌이라 리뷰를 쓸 시간이 없었다. 블로그를 방치했었음...) 이번에 새로운 책을 고르면서 다시 한번 훑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