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쌓아 올린
블랙 뮤직의 형님!?

와-! 왠지 웃기다! 키득키득 웃으며 첨부된 앨범 소개를 읽어 내려가는데 그 후 몇 번이나 더 키득거렸다. 사실 앨범 이름부터 생각할수록 묘하게 웃기다. <UNCLE CHARLIE>! 별 뜻 없이 넘어갈 수도 있었던 부분이지만 이 분의 연배와 명성을 연결시키면 다시금 재밌어진다. 1953년 미국 오클라오하 출신의 찰리 윌슨(Charlie Wilson), 출생연도가 왠지 모르게 익숙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 여전히 힙합 형님의 포스를 팍팍 풍기시며 한 손으로 막 핸들링 하려는 그의 자태를 화이트 색상의 오픈카가 한껏 치장해준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씩 웃는 그의 모습에서 ’엉클’의 친숙한 풍모가 보인다.

엉클 찰리. 이 친숙한 ’호’를 달아 준 사람이 스눕독이었다고. 길었던 음악 여정 중에서 그의 손을 거치고, 또 그와 주고 받은 뮤지션들의 이름을 나열하면 하나의 시대가 완성된다. ’모든 힙합/R&B 아티스트들의 존경을 받으며 한 시대를 쌓아 올린 블랙뮤직의 형님’ 이란 표현이 굉장하면서도 못지않게 친숙하게 들리는 것은 ’씨익’ 웃고 있는 그의 인상과 관련 있는 부분일 터. ’전설의 트리오 갭 밴드(The Gap Band)의 보컬리스트 찰리 윌슨의 4년 만의 앨범, 2009년 어번/소울 화제작’ ’UNCLE CHARLIE’ 앨범에 가치가 생기는 순간이다. (The Gap Band 는 한 때 수 많은 R&B 소울/댄스 엔썸들을 남긴 전설적인 그룹이라고 함.) 

가장 좋았던 트랙은 스눕독이 피쳐링에 참가한 Let it Out! 곡 중간에 삽입되는 저음의 랩이 정말 매력적이다. 몇 번 더 돌려 들을 만큼 중독성이 생긴다. 또한 탄력적인 음색, 리듬이 신나는 Musta Heard, 가볍고도 경쾌한 음악이 클럽의 한 귀퉁이를 연상시킨다! 익숙한듯 하면서도 감미로운 발라드 Can’t Live Without You는 예상 외의 미성(?)을 들려주던 곡, 선율이 쉽게 각인되던 노래였다.

힙합!? 잘 모른다. 그저 들을 때 흔들흔들 신나면 좋은 힙합이겠거니, 여기는 무감한 청자. 그래도 이 앨범에서는 뮤지션의 특색이 반듯하게도 읽히는 느낌이었다. 누가 감히 이 사람을 두고 50대라고 하겠는가. 그렇다고 50대가 나쁜 것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지만, 아무튼 앞으로 50년은 더 이 장르를 환하게 밝힐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모두 그의 쾌남 에너지 덕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