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깨질 것 같은 아름다운 노래들"

Uncut

"터질 것 같은 환희의 순간들로 가슴을 채우는 음악"

Guardian

플레이어 기기의 화면에 1번 트랙의 재생 시간이 비춰진다. 1초..2초..3초... 나도 모르게 바닥을 치며 말한다. “심.봤.다!” 카펜터스 이후로 이렇게 잘 조합된 남매의 음악은 처음이었다고, 감히 외쳐보며 생소한 호주 출신의 이들을 다시 각인시켜 둔다. 앵거스 앤 줄리아 스톤, 그들의 앨범 A Book Like This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쌓아둔 믿음직한 장작더미처럼, 따스한 신뢰를 가지게 해준다. 섬세하게, 아주 정성껏 한 음표씩 눌러가며 직조했을 듯한 선율들, 어느새 방안을 가득 채우며 마른 향나무의 내음과 함께 작은 불꽃을 타다닥 만들어준다. 아, 따스하다.

페이지 하나하나를 넘길 때마다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누구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게 만드는 팝업북. 눈앞에 펼쳐지는 매혹적인 입체적 세계. 가시물로 변한 스토리는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를 동화적 놀라움의 세계로 이끌곤 한다. 이 음반, 흡사 한 권의 환상적인 팝업북을 펼쳐가고 있는 느낌이다. 새하얀 설원, 달빛을 받아 시린 쪽빛을 띠는 눈발, 바람에 바르르 떠는 하얀 창호지 소리가 들린다. 이토록 처연하면서 섬세하게 떨리는 것이 줄리아의 음색이라면, 대나무로 만들어진 목관악기의 청명한 바람소리를 닮은 앵거스의 음색이다. 이들이 어우러져 한 편의 영원한 동화를 이야기해준다. 분명 광고음악 "Paper Aeroplane"의 주인공으로만 알려지기에는 나머지 곡들이 아쉬울 정도.

런던에서 만난 그룹 트레비스의 프론트맨의 지원으로 녹음이 시작되었고 마무리는 어머니의 거실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앨범은 곧 골드 음반을 기록하였고, 런던에서의 앵거스 앤 줄리아 스톤의 단독공연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 외 각종 드라마 OST 및 음반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며 좋은 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 못지않게 감각적인 일러스트, 영국인 일러스트레이터 캐롤라인 페들러의 몽환적인 그림들도 일품이다. 페이지마다 손 글씨체로 적힌 가사와 그림들, 막 분쇄된 흑연이 그대로 손가락에 묻을 것만 같다.

지금 눈앞에는 두 갈래의 길이 펼쳐져 있다. 한 길은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아 소담하고 아름다운 마을 저 깊숙히까지 감싸고 있고, 다른 한 길은 무성한 숲 속을 향하고 있어 앞으로의 길은 여행자들이 디디며 만들어가야 한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THE ROAD NOT TAKEN을 연상시키는 이 장면. 키 작은 여행자들은 과연 어떤 길을 택했을까? 상상은 듣는 이에 맡겨본다. 오로지 신비한 바람이 또다시 불어오며 발길 바쁜 여행자들을 다독인다. 모든 가능성은 미지의 세계에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천일의 환상과 관능의 이야기들, 그 굉장한 세계가 펼쳐지는 이 곳, A BOOL LIKE THIS.

DISC01. A Book Like This

01. Mango Tree

02. Wasted

03. Private Lawns

04. The Beast

05. Silver Coin

06. A Book Like This

07. Choking

08. Bella

09. Paper Aeroplane

10. Hollywood

11. Just A Boy

AngusAndJuliaStone, ABookLike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