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를 띄엄띄엄이라도 종영까지 따라왔던 이유는, 화면만 보고 있어도 훈훈해지는 감정이 이유였으리. 안구 정화 용도로 떨어트리는 몇 방울의 안약처럼, 점막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아니었던가. 심각한 드라마를 자동적으로 기피하는, 아니 드라마를 보고 앉아 있는 시간 자체를 유죄 목록 중 하나로 여겨야 되는 상황에서 가끔 싸이클을 돌리다가 멈추게 하던 이 드라마는, 스토리 이어갈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만만해서 기분좋은 드라마였다.

스토리나 극적 구성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여기면서도, 신경 쓸 부분이 하나 줄어들어 좋았다는 이 발언은 어쩌면 드라마 작가계의 새 바람 ‘홍자매’님들의 심기를 거스를 수도 있겠지만; ㅋ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보아하면 타겟은 정확히 나 같은 사람들이었던 듯하여 죄책감은 눈 녹듯 사라진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만큼은 아주 경쾌하고, 단순하게, 유치할 만큼 가벼워 질 수 있게 만드는 드라마. 있는 척하지 않고, 똑똑한 척하지 않고, 불량스럽지도 무섭지도 거부감 스럽지도 않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고자 했다는 것. 그랬던 것이다. 정확히 공략된 시청자중 하나였던 나 역시, 예쁜 인물들의 예쁜 연기에 해벌쭉허니 입도 참 많이 벌렸던 것 같다.

그래서,,앨범 역시 젯밥에 더 관심 두는 심정으로 자켓 사진들을 쳐다볼 마음으로 신청했었다. 박신혜양,, 상당히도 사랑스럽지 않았던가!!!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 양을 연상시켰던 그녀, 순진무구한 연기 속 언뜻언뜻 비춰지는 앙 다문 입술, 그 사이에는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젊은 욕망도 엿보였다. 그래서 아이고 이제 그만좀 하지- 했던 남장여자 컨셉에 대한 진부함도 사라지게 했던 그녀였다. 친근한 비쥬얼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연예인 싸이를 찾아가게 하였다.하하. 오래전 어디선가 가수 지망생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 있는데.. 그래서인지 어색하지 않다.

앨범 노래들은 드라마 컨셉과 동일하게 맞물린다. 배우들이 직접 부른 노래들은 청량한 그들의 음색들과 맞물려 꽤 오래도록 신선한 기분을 유지해준다. 드라마의 중요 타이밍 때 마다 사용되던 음악, ’여전히’, ’말도 없이’ 는 말 그대로 비타민 같던 음악. 박신혜의 ’러블리데이’와 ’말도 없이’ 는 그녀의 상큼한 음색을 여실히 보여주던 노래, 이홍기의 전직 가수 경력을 한껏 보여주던 시원스러운 ’약속’. 마지막으로 장근석 및 에이엔젤의 대표곡인 ’약속’ 까지. 몇 곡의 노래를 달리 변주하여 멤버들이 고루 개성을 담아 부르기도, 에이엔젤이라는 그룹으로 뭉쳐 부르기도 하며 10곡이 만들어졌고, 나머지 두 곡은 피아노, 보사노바 버전으로, 이번 앨범은 총 12곡의 트랙이 준비됐다.

그러고 보면 이 앨범은 눈 정화용이었던 드라마에 이어 귀 정화용 음반이었다. 만만하게, 아주 자주 들을 수 있다. 들으며 분석할 필요도, 무겁게 마음먹을 필요도 없다. 도로위의 거친 데시벨 소리들에 시달리다가 집에 돌아와 고막을 세정하는 기분으로 듣기에 딱 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진다. 기분 좋은 청량음악 같던 음악들. 
아, 발랄하게 머리를 확 잘라볼까.. 위험한 욕망이! 




DISC01. 미남이시네요(SBS 수목드라마) O.S.T
01. 여전히 - 이홍기
02. 하늘에서 내려와 - 오원빈, Miss $
03. 말도 없이 - 9th Street
04. Lovely Day - 박신혜
05. 약속 - 이홍기(Feat.정용화)
06. 가슴이 욕해 - 김동욱
07. 말도 없이 - 박신혜
08. 여전히 - A.N.JELL(장근석/박신혜/이홍기/정용화)
09. 약속 - A.N.JELL(장근석/이홍기/정용화)
10. 말도 없이 - Ver.Piano
11. 여전히 - Ver.Bossa 





PS.
아, 인기리에 더 많은 곡을 담아 두 번째 앨범도 나왔다고 합니다. :)

                                                                                                                                  by 흰수염고래

미남이시네요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