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즈 에어 콰이어’는 세계 최고의 소년 합창단을 목표로 1996년 10월 런던에서 창단된 성가대이다. 영국의 대표적 소년 합창단인 세인트 폴 성당, 웨스트 민스터 사원, 솔즈베리 성당 성가대에서 수석 솔리스트들로 활동하고 있는 8명의 멤버 - 11살에서 15살 - 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정규 앨범 총 6장과 미니 앨범 2장을 발표했는데 이번 앨범 <메모리즈>는 그들의 유일한 베스트 앨범이다. 국내에 미발매 되었던 앨범의 트랙도 포함된, (앨범 트랙의 정수만을 모은) 아주 반가운 앨범이라는 것. 이것이 ’보이즈 에어 콰이어’와 이번 앨범에 관한 설명을 간략히 요약해본 바.

 

그리고 더 알아봐야 무엇 하겠는가. 새하얀 북커버 속 아몬드 눈매를 가진, 턱에 손을 괸 채 감상자를 지극히 응시하는 소년을 보는 순간 앨범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순간인데! 북클릿을 넘기는 순간 소년들의 프로필이 펼쳐진다. 소년 합창단이라고 하면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을 먼저 떠올리곤 했었기 때문에 영국 출신의 이들이 참 신선했다. 합창단의 역사로 비교하자면 큰 차이가 나겠지만, 이들은 공통된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단계를 거쳐 단련된 미성은 성가대라는 이미지와 겹쳐져 신성스럽게까지 들린다. 혹자는 ’소년 합창단’의 매력이자 슬픔을 이렇게 말한다. 그들의 ’천상의 목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제한된 시간 동안만 들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그래서 어린 시절, 세계여행에 관한 만화책을 보다가 ’빈 소년합창단’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좀, 사람들이 잔인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구지 비교하자면 지금의 아이돌 가수들이 발랄한 매력에 반짝 주목을 끌었다가 나이가 조금 더 들면 거침없이 브라운관에서 내쳐지는 것처럼, 한순간 모든 것을 안겨주었다가 예고 없이 빼앗는 검은 원리를 보는 기분이랄까. 여전히 그들은 젊은데 마치 인생의 절정이 끝난 듯 푸념하는 전직 아이돌들을 보면 안타까운 심정이 드는 것 처럼..

 

주제가 조금 벗어났지만. 어쨌든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기에.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한없이 평온해지는 순간이다. 아름다운 소년들. 고대 역사 기록부터 보여주듯이 이들은 언제나 대중의 선망이었다. 때 묻지 않은 소년의 영롱한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천상의 의자에 앉아 사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태양 아래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는 수정처럼 그대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방울처럼 이 소년들의 음성은 삶의 영원성에 대한 확신을 그대에게 심어 줄 것이다. - 슬라바  한 사람의 이 말처럼. 바다를 건너온 영국 소년들의 노래에 확신하고 있다. 영롱한 빛, 그리고 눈물방울은 바둑판의 흰 돌과 검은 돌 같은 것 아닐까. 그것들이 주고 받는, 삶의 영원성에 대하여.

 

 

보이즈에어콰이어-TheBestofBoysAirChoir: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