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1. .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예전 김춘수시인이 "꽃"이라는 시에서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구절을  읽었을 때 받았던 느낌이 이 시 "풀꽃"에서 다시 되살아났다.

나태주시인도 어쩌면 보잘 것 없는  '풀꽃'이라는 대상의 이름에, 색깔에, 모양에 관심을 불어넣으면서  점점 그것이 의미가 더해져서 우리에게, 나에게 '그 무엇'이 된 것이 아닐까?

 

풀꽃2.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어느 드라마에서 처음 듣게 된 시, 듣자마자 '아' 하는 탄성이 나오게 했던, 그래서 그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인터넷을 뒤져 이 책을 찾아보게 했던 시였다.

평범함으로 인해 외면받고 자존감마저 한없이 낮아져 있던 누군가에게 이 시는 하나의 위안이었던 말. .'너도 그렇다'였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그토록 듣고 싶은 말이 아니던가. 예쁘단다, 사랑스럽단다, 그런데 그게 너란다..물론 ' 자세히 보아야"라는 , 또" 오래 보아야"라는 단서가 붙고, "너만이" 아니라 "너도"라고 한대도 어쩜 그건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인은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

 

라고 다시 한번 위로의 말을 건넨다. 평범한 당신, 하지만 당신도 충분히 아름다워, 그러니 힘내서 한번 인생의 꽃을 피워보라고..

꽃이라고 다 화려하기만 하진 않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진 삶을 꽃피워 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힘을 가진 시, 그것이 나태주 시인의 시인 것 같다. 

김춘수의꽃이생각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