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저자는 1944년에 태어나 하이델베르크와 만하임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1975년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베를린 홈볼트대학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겸임하고 있다. 

 이 책은 평론가들에게 권터 그라스의 <양철북> 이후 현대 독일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의 ’한스 플라다 상’ 등 여러개 문학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영화로 만들어져 2009년 3월에 국내에서도 개봉했다.(스티븐 달드리 감독, 케이트 윈슬릿/데이빗 크로스/랄프 파인즈 주연) 영화는 인터넷에서 다운받아서 보았다.

 이 책의 배경은 1950년대 독일의 어느 소도시다. 병에 걸려 허약해진 한 소년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구토를 한다. 그것을 본 한 여인(기차역 검표원)이 소년을 도와준다. 그것은 하나의 우연한 도움으로 끝나지 않고 두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 운명의 순간이 된다. 소년은 그녀를 만나 그 해 봄 폭풍과 같은 시절을 보낸다. 소설은 언듯 열다섯 살짜리 소년과 서른 여섯 살의 성숙한 여인 사이의 비정상적인 애정 관계를 묘사한 흥미 본위의 가벼운 소설이라는 인상으로 출발한다. 그러나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사건들의 연속 속에서 단순하고 가벼운 듯 보이는 두 사람의 관계 속에 얽히고 설킨 복잡한 수수께끼들이 감추어져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소년과 여인의 만남 속에는 책 제목 그대로 ’책 읽어주는’ 모습이 계속된다. 그리고 여주인공 한나는 어느날 훌쩍 사라진다. 소년 미하엘은 한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진정이었는지, 반대로 자신에 대한 한나의 사랑 역시 진정이었는지 확인하지 못한다. 이러한 불신이 한나와 미하엘의 생에 또 다른 불행을 가져온다.

 한나의 가장 큰 비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지멘스 회사에서 승진이 보장된 것도 마다하고 나치 친위대로 들어가 수용소에서 감시원으로 일한 것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녀는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 여자들을 이송 중에 한 교회에 가두어 모두 불에 타 죽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재판정에 선다.

 한나가 고립된 소도시에서 외롭게 살았고 정식 기차 운전수로 채용하겠다는 보장도 거부하고 사라진 것. 지멘스에서 승진을 거부하고 친위대에 자청해서 들어간 것. 재판 당시 필적감정을 거부하고 감시원들의 보고서를 자신이 썼다고 인정한 것... 이런 그녀의 모습은 한동안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을 가져다 주지만 결국 그녀가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다는 사실로 해석된다. 그녀는 ’문맹’이라는 수치심을 드러내기 보다 스스로 고난과 외로움을 선택한 것이었다.

 남녀간의 사랑과 나치의 시대사, 그리고 이 모든 거의 밑바닥에 자리잡은 인간의 자존심과 약점의 문제가 이 소설의 내적인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사랑과 죄의식, 이해와 유죄판결, 그리움과 수치와 분노라는 상반되는 감정이 주인공의 마음을 끝까지 괴롭히는 모티브로 남아 있다. 전후세대가 자신들의 책임을 생각하면서 경제기적을 이룬 것으로 과거를 청산하려 한 기성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나와 미하엘은 그 관계와 과정 속에서 모두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결국 개인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속해 있는 시대의 역사 속에서 감당해야 할 짊을 지고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정할 하던, 부정을 하던 상관없이.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고자 하는 의지와 상관없이...  조정래씨의 장,단편 소설 속에 존재하는 한국민들의 존재와도 같고 다른 나라나 민족 개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정부와 전사회, 그리고 국민적 차원서 ’과거의 청산’을 위해 치열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반도는 과거 청산의 기회도 없이 남북 분단과 강대국의 이데올로기에 얽매여 전후 과정을 보내버렸고 그 왜곡되고 불완전한 역사의 결과를 2009년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1910년대 ~ 1940년대에 한반도에 살면서 일본제국주의와 외세, 부정부패 세력과 파시즘 세력의 일원이었거나 그들 편에 빌붙어 호의호식한 세력들이 역사의 심판을 받은 적이 있는가??  규명과 심판 없이 자유롭고 정의로운 역사가 가능할 것인가... 

[ 영화 ’더 리더’의 포스터와 스틸컷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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