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의자라... 알록달록 꽃무늬가 있는 책의 표지만 봐도 요즘 한참 전쟁놀이에 빠져 있는 아들에겐 아니다 싶었다. 칼데콧 수상작 세트 구성으로 할인율이 높은 책들은 목돈이 들더라도 놓치지 않는 나~ 목록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주문해 버렸다. 좋은 책 많겠지 하고....

하지만 어쩌다 용감하게 들이대면 성공할때도 있는 법! 한번 읽어줘봤다가 내가 푸욱 빠지고 말았다. 불이나서 모든게 타버린 모녀의 집, (아마도 편모가정이었던것 같다.) 이모네 집에서 지내다가 주위의 도움도 받고 해서 간신히 새로 거처를 마련하는데... 세간살이들을 장만하는게 쉽지 않다.  그래도 엄마는 열심히 일하며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었겠다 싶은 느낌의 주인공"나"도 엄마를 돕는다. 커다란 유리병에 동전을 모아 멋있고 아름답고 푹신하고 아늑한 벨벳 바탕에 장미꽃 무늬가 가득한 의자를 구입하려고 한다.
그렇다 이 표지의 꽃무늬는 세 식구가 열심히 모은 돈으로 구입한 소중한 의자의 꽃무늬였던것... 할머니도 조금씩 아껴서 동전을 모아 1년 쯤 되자 동전이 유리병에 가득 차게된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의자를 구입하고 의자는 할머니, 엄마, 나에게 여러가지 용도로 잘 쓰이게 되는 이야기이다. 

돈을 유리병에 모으는 게 재미있어 보였는지 책을 읽고나서 우리도 동전을 모으자고 해서 저금통을 하나 꺼내 주었다. 글밥도 꽤 있는 편인데 자꾸 또 읽어달라고 하는걸보니 이 녀석도 이 책에서 풍기는 따뜻한 분위기가 맘에 들었나부다.

베라 윌리엄스라는 작가는 잘 모르지만 그의 책이 우리집에 두권이나 있었다. 이 엄마의 의자와 more, more, more이다. 두권을 차례로 읽어보니 베라 윌리엄스는 가족간의 사랑을 따뜻하게 잘 그려내는 작가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