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은 하루. 소녀는 매너리즘에 빠졌다.
늘 재밌게 보던 TV프로그램도 재미가 없었다.
뭔가 새롭고 색다른 일이 필요했다.

 

진짜 뭐 재밌는거 없을까?
이 지긋지긋한 지루함에서 누가 나좀 꺼내줘!
나에게 뭔가 새롭고 흥미진진한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어떤 일이든 이 지루한 일상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 일에 뛰어들 것 만 같다.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싶어 소녀는 밖으로 나갔다. 밖의 풍경은 어제와 다를 게 없었다.

"아휴, 재미없어!"
한숨을 쉬며 우편함을 열었다.

흠, 카드 명세서 - 엄마 카드군!
쇼핑몰 책자 - 돈쓰라는 책이군!

엇 이건뭐지?

리조트 월드 센토사 싱가포르?
편지의 수신인은 소녀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소녀는 편지를 뜯어보았다.

- 초대장 -
리조트 월드 센토사 싱가포르에서 당신을 초대합니다. 당신은 센토사 섬에서 보물찾기를 할 수 있는 모험가로 선발되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이 번호로 연락주세요. 6432548454607

2012년 3월 25일 리조트 월드 센토사 싱가포르

그리고 놀랍게도 그 안엔 왕복 비행기표와 3박4일 호텔숙박권, 그리고 보물지도 한 장이 동봉되어 있었다. 비행기날짜는 4월 8일 오후 다섯시! 이런, 오늘이잖아!

지금은 오후 두시! 인천공항까지는 한 시간 밖에 안걸리니 지금부터 당장 준비하고 가야겠어!

소녀는 집 안으로 들어가 부랴부랴 옷을 대충 챙겨 집을 나섰다.

비행기표는 놀랍게도 비지니스석이 아닌 일등석이었다. 소녀는 항공사의 놀라운 서비스에 흡족해했다.

그래도 오랜시간을 타다보니 약간 지루해지려 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도 그 때 타이밍을 딱 맞춰 도착했다.

소녀는 싱가폴에 도착하자마자 초대장에 써있는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저 싱가폴 도착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네, 벌써 저희가 보낸 경호원들과 기사분이 도착했을 것입니다. '모험가님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을꺼에요!"

소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 '모험가님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있는 플래카드가 있었다.

플래카드를 들고 있던 사람들은 나를 숙소에 데려다 주었다. 센토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옆에 있는 부티크 호텔이었다.

그 호텔은 세계적인 건축 거장인 마이클 그레이브스가 건축한 4개 호텔 중 하나였다. 소녀가 호텔 구경을 하면서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2박3일 내내 호텔 구경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소녀야 이제 좀 괜찮니?
지루하다는 생각은 다 사라진 지 오래지?

소녀는 너무너무 행복해보였다!

하지만 여기 초대된 이유는 보물찾기?
그렇다면 그 미션을 수행해야 겠지?

소녀는 보물지도를 펴 보았다.
흥미진진. 인간의 뇌는 과제수행을 즐긴다.
색다른 도전인 것 처럼 느껴졌다. 그럼 오늘은 이만 자고 내일부터 열심히 보물을 찾아볼까?

 

다음날 소녀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놀고, 이것저것 맛있는 것도 많이 먹어보고, 송즈오브더씨 라는 것도 보고, 거대한 머라이언의 입에서 사진도 찍으며 노느라 보물찾기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밤이 되어 호텔에 돌아오고 나서야 보물 찾으러 갈껄 그랬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뭐처럼 외국에 왔는데 놀 껀 확실히 놀아줘야 하지 않겠는가! 보물찾기는 다음날 해도 되는 거니깐!

소녀는 그래도 내일은 한 번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다음날 보물지도에 표시된 곳을 찾아 어떤 해변가에 도착한 소녀.

세상에! 해변은 넓잖아! 도대체 어떻게 보물을 찾는단 말인가? 소녀는 여기서 모래를 파보고, 저기서 모래를 파보고 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다가 보물을 찾았다!

가 아니라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짜증나서 앉아 있는데 어떤 긴생머리의 모델같은 언니가 나타나서

저~기에 보물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곳을 파보니 역시나 보물상자가 있었다.
보물상자를 열어보니 우아한 진주목걸이가 들어있었다.

언니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드디어 찾았네? 축하해!"

소녀는 그 날 나머지 시간을 그 언니와 쇼핑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알고보니 이 모든 것은 언니가 꾸민 장난이었다.
언니는 그 4개 호텔의 주인으로 억만장자인데 어느날 매일 똑같은 생활이 너무 따분해서 이런 계획을 꺼낸 것이다. 언젠가 나는 싱가포르에 있는 어떤 회사에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언니는 그 편지에 써있던 주소와 이름으로 그 계획을 실현 시킬 수 있었다.

사실 이번 일이 언니에겐 재미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소녀만큼은 너무나도 특별한 경험이었고, 덕분에 소녀는 매너리즘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