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무섭다. 그 음침한 분위기의 묘사력과 자꾸 리얼하게 상상하게 만드는 감각 - 특히 후각적인... - 묘사력은 몇 장 안되는 짧은 글 안에서 나의 기분을 오싹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밝은 대낮에 봤으니 망정이지 잠들기 전에 밤에 봤으면 큰일 날뻔했다 ㅋ

라쇼몽, 백성, 노파... 이 세가지만으로 인간의 본성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general한 인간의 본성을 다 보여줬다기 보다 어느 한 측면을 부각시켜 그 부분을 아주 정확하게 바늘로 찌르듯이 꼬집고 있다. 내가 다 아픈 것 같다 ㅋ

코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된 두 가지 감정이 있다. 물론 누구라도 타인의 불행에 동정심을 품지 않는 이는 없다. 그런데 막상 그 사람이 불행을 어렵사리 극복해내면 이번에는 어쩐지 뭔가 아쉬운 듯한 마음이 든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다시 한번 그 사람을 똑같은 불행에 빠뜨리고 싶은 듯한 마음마저 든다." -p.51

"그런데 우리는 사람을 죽일 때는 허리의 검을 쓰지만, 당신들이야 칼 대신 뭐 권력으로 죽이고 돈으로 죽이고, 아니면 그럴싸한 거짓말로 죽이기도 하지요." -p.59

"저는 사내의 발에 채인 것보다 남편의 그 눈빛에 더 아프게 두들겨 맞은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뭔가 비명을 내지른 길로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p.64

투도

샤킹, 타로(형), 지로(아우) 

점귀부

죽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 넣는 장부- 어머니, 누나, 아버지

갓파

갓파 나라 vs. 인간 나라 : 정신병자 이야기(?)

난쟁이 어릿광대의 말
 

여러 단편 소설이 모여 있는 책. 단편마다 재밌는것도 있고 이게 뭔가 싶었던 것도 있고 ㅋ

무지하게 특이한 분위기의 책인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꿈을 안꾼적이 거의 없을 정도;;

전체적으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기분이 든다고 할까? ㅋ 무서운 옛날 설화를 듣는 기분? 낯설다ㅋ

색으로 표현하면 매우 짙은 우울한 회색... 완전히 검은색은 아닌데 그에 못지 않은 어둠과 우울함이 담겨있다

작가가 젊어서 자살했다는데 그걸 알고 책을 봐서 더 편견이 생겼을수도 있다

분위기가 어찌 되었든 한가지 분명한건 중간중간 인간의 이중적인 내면 혹은 본성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대사로 아주 아프게 콕콕 꼬집어내는데 헉 소리 나게 놀라웠다. 나랑 하나도 안비슷한 괴물같은 주인공의 모습으로 나도 모르게 숨겨왔던 나의 '인간'스러운 약점을 찔린 느낌 ㅋ

그리고 이 작가는 "권력, 언론, 여자, 연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듯하다 ㅋ

어쨌거나 이책 너무 무서워 ㅜㅜ

라쇼몽, 일본,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