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이란 작가의 표현 그대로다.

 

아버지 마동수는 일제치하 이땅에 태어나 형의 도움으로 중국에 정착하나 뜻을 이루기엔 역량이 모자라 하루하루를 연명하다 하춘파란 혁명가를 만나 독립운동에 가담하고 해방이 되어 돌아온 조국은 좌익과 우익이 갈려져 있고 급기야 남과북이 서로 싸우는 사태가 일어난다. 피난간 부산에서 군복세탁하는 일을 하다 이도순이란 여인을 만난다. 흥남철수때 갓난 아이와 남편과 헤어져 부산에 발디딘 그녀 역시 홀홀단신이다. 그런만남이 인연이 되고 운명이 되어 두명의 아들이 생기는데 첫째가 장남이라 장세이고 둘째가 같은이유로 차세가 된다.

 

장남 장세는 월남을 격는다. 잘못된 작전의 희생양이 되려던 때 살아남은 네명의 전우중 맏선임이 되어 그들을 인솔한다. 적진의 한 복판에서 부상병 한명과 살아남은 세명.. 탈출을 위한 선택이였고 그리되었을 뿐이라 자기 합리화를 시도 하지만 아버지의 기억과 전장에서의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 한국을 뿌리치려 부단히 노력한다.

 

장남이 없는 빈자리는 차남의 몫이다. 상병휴가 나와 후일 아내가된 상희와의 만남후 돌아간 집에서 아버지의 주검을 발견하고 상을 친다. 땅이 얼어 곡갱이조차 안들어가는 땅을 파면서.. 제대후 결혼을 하고 직장을 잡고.. 그러다 운명처럼 역긴 형과 부대친구와의 인연에 휩쓸려 친구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는데 입사를 도와줬던 그들의 비리로 인해 다시 원점이 된다.

형 장세는 감옥으로 친구는 자살로 결론 나고 회사는 도산된다.

 

그런 일련의 일들이 일어남에도 차세와 상희의 아이는 태어나고 자라며 둘째 역시 태어나려 한다. 상희에 의해 차려진 부모님 제사상에 절하는 모습이 과거 아버지와의 진정한 단절이 아닐까라 글을 읽으며 생각했다.

 

트라우마란 말을 요즘은 자주 듣는다. 드라마에서 혹은 소설에서.. 따지고 보면 전쟁을 격은 세대의 구김과 남루함은 그 트라우마에서 나오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눈 앞에서 사람이 죽고 혈욱과 헤어지고 그들의 죽음을 통지받는 그런 상황을 격은 사람들의 허무와 공포 몸부림이 이야기 속에 베어져 있다. 그리고 그런 모든 얼켜있는 감정의 전이가 보는 사람을 더욱 옥죄게 만든다.

 

나의 잘못도 아니고 그들의 잘못 역시 아닌데 마주보기 주저하게 되는 그런 상황에 진저리나는 답답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