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각이 癌을 물리친다‘. 제목이 참 멋지다. 하지만 그래서 책을 구입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불세출의 神醫로 알려진 인산(仁山) 金一勳(1909 - 1992) 선생의 차남인 김윤세(1955 - ) 님이다. 내가 김일훈 선생의 이름을 들은 것은 한 10년쯤 전이다. 스승으로부터였는데 당시만 해도 건강에 크게 관심을 두어야 할 정도로 절실하지 않아 그냥 흘려 듣고 말았었다. 본문에 의하면 현시대는 각종 암과 난치병이 창궐하는 병마의 시대, 지혜로운 섭생이 존재하지 않는 대혼란의 시대이다. 인산의학이 내세우는 비법은 해독보원(解毒補元)이다. 독을 풀고 원기를 북돋는 것을 의미하는 해독보원. 

내 처지(處地)와의 연관성으로 인해 ‘한 생각이 癌을 물리친다’에서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내용은 크게 세 부분이다. 신이 내린 마지막 선물이라 불리는 마늘죽염요법, 인산쑥뜸요법, 소금의 중요성 등이다.(인산 선생은 마늘 죽염의 창제자이다.) 마늘이 약이 되는 까닭에서 내가 요긴하게 배운 것은 기름에도 물이 있듯 혈액과 알코올에도 물이 있다는 사실이다. 100 % 알코올은 보관하기 어렵다고 한다. 휘발유도 100 %는 보관시 폭발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53 페이지) 마늘에는 삼정수(三精水) 즉 혈정수(血精水), 육정수(肉精水), 골정수(骨精水)가 있어 거악생신(去惡生新 :굳은살을 없애고 새살이 나오게 함)의 왕자라고 저자는 말한다.(물론 죽염에 찍어 먹어야 효능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제대로 된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염성(鹽性)이 부족한 몸은 공해독의 피해를 견디어 내지 못하므로 암 등의 갖가지 난치병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갖은 중독을 풀어주는 명태요법, 화독(火毒)을 다스리는 오이요법, 당뇨병을 다스리는 쥐눈이콩, 뼈를 다쳤을 때 홍화씨요법, 간질환을 다스리는 다슬기요법, 호흡기병의 신방(神方) 호두기름요법, 폐, 기관지병 치료하는 토종무 요법, 냉병을 다스리는 생강감초탕요법, 체내 독성을 해독하는 돼지요법, 난치병을 치료하는 신방인 유황오리요법,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신약김치요법 등은 지금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인산쑥뜸요법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 역시 인산쑥뜸은 아니지만 뜸을 뜨는 입장으로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간접구(間接灸)가 아닌 직접구(直接灸)라는 점이 특이하고 많은 양을 뜬다는 점도 그렇다. 또한 더울 때나 추울 때 뜨면 해를 입을 수 있고 녹즙(야채즙)을 금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인산의학의 특이성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례 한 가지를 들어보자. 두부의 원료인 콩은 태백성 정기로 생긴 물체인데 이 콩에 간수를 가하여 만든 것이 두부이다.  

간수 속에는 비상, 수은, 양잿물 원료 등 독물질이 소량 함유되어 있다. 이를 장복하면 혈관 내에 독소가 쌓여 피를 만들어 간(肝)으로 보내주는 비선(脾腺)의 조직 신경이 마비된다. 비선에서 피를 제대로 만들어 보낼 수 없게 되면 비장에서 당분을 흡수할 수 없어 소변 등을 통해 외부로 배출된다. 그러면 모든 독소는 심장화(心臟火)와 결부되어 독소를 함유한 이 심장화기가 폐를 범하면 조갈증(燥渴症)이 생기고 이를 오래 방치하면 인후신경 마비로 언어장애가 발생하는데 이를 상소라 한다....  

저자는 일단 이 산문에 들어서면 제발 세속의 지식으로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뜻의 입차문래 막존지해(入此門來 莫存知解)라는 문구를 들어 속인들의 헛된 범접을 경계하고 있다. 건강 서적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바른 앎이 중요한데 지난 여름 이비인후과 책을 찾아 보다가 저산증(低酸症)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후비루(後鼻漏)로 인해 인후 염증을 앓고 있었다. 그런데 저산증이 장상피화생을 일으킨다/ 또는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문제는 인후역류를 예방, 치료하기 위해 이비인후과에서 받은 처방은 산을 제거하는 제산제였고 소화가 안되어 내 임의대로 처방해 약국에서 사먹은 소화제는 제산 성분의 약이라는 점이다.  

나는 저산증 환자들이 먹는 소화제는 드물고 구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 말하자면 장상피화생(intestinal metaplasia of stomach) 진단을 받은 내가 먹어서는 안되는 약을 먹은 것이었다.(2010년 8월 나에게 그런 진단을 내린 병원은 약을 주지 않았다. 돌이킬 수 없는 병이라는 의미에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2009년 8월 나에게 같은 진단을 내린 병원이 나에게 준 약은 단순한 소화제 정도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 이후 나는 생강(生薑)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강황(薑黃: 카레의 주성분)은 위산을 제거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같은 薑자가 들어간 두 음식이 전혀 다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의아하고 신기롭기까지 하다.)  

‘또 하나의 뇌 위장’ 리뷰에서도 쓴 바대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인 면역학자 우희종 교수는 ’생명과학과 선(禪)‘이란 책에서 “장상피세포처럼 체내에서 노폐되어 불필요하게 된 세포들은 자연스럽게 배설되기도 하고 많은 면역 세포들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자살하여 없어지기도 한다.”(26 페이지)는 말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나는 지난 8월 14일 최원철 박사에게 물었다.(2011년 8월 14일 ’최원철 박사의 고치는 암 이야기 강좌에서.) 장상피화(腸上皮化)한 세포는 (기존 의학의 주장대로) 불가역적이냐 아니면 (우희종 교수의 이야기처럼) 소생 가능하냐는 질문을 한 것이다. 답은 둘 다 맞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하기를 꺼리는 것은 그렇게 말하면 그럼 절망적인가, 라는 질문이 돌아올 것 같기 때문이다.) reversible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다. 

이 바람은 김윤세 님의 바람과 상통한다. 무의자유(無醫自癒)의 참의학 세상을 고대한다는 저자는 김일훈 선생의 ‘신약본초’ 전후편을 정독, 숙독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신약본초’ 전후편의 총 분량은 2,200 페이지이다. 무협지를 읽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말하자면 내가 뜨는 간접구 뜸은 별로 뜨겁지 않아 효험을 내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위장이 크게 나아진 것이 사실이다. 다만 위에 나쁘다고 7개월 이상 소금을 거의 먹지 않고 지냈는데 문제는 나쁜 소금을 먹지 않은 것은 잘 한 것이지만 좋은 소금을 먹지 않아 온 것은 개선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