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이들에게 베스트 앨범은 이르다."

베스트 앨범은 팬의 입장으로서는 마냥 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히트곡이 많다면, 10년 주기로 한번씩 모아주는 일종의 팬서비스로 내주는 베스트 앨범은 참 좋다만, 사실 베스트 앨범이란 보편적으로 그 밴드의 끝물로 마지막을 쥐어짜는 앨범으로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큐버스의 이번 베스트 음반은 아직 이르고 왠지 서글프다.
1집에서 대단한 포텐셜을 보여주었고, 2집에서는 그 잠재력을 유감없이 터뜨려 주었지만, 그 이후에는 솔직히 과거의 번뜩이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으면, 밴드의 균형이 보이드와 아인징거로 많이 쏠리면서, 결국 음악의 탄력성을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중간의 베이스 연주자의 교체가 큰 역할을 하였다. 지금의 베이스 주자도 물론 다재다능하면서 대단한 음악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베이스 연주 자체로서는 전 베이스 연주자만 못하며, 다른 멤버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점은 결국 드럼 연주에도 영항을 미쳐서 인큐버스의 토대를 단단히 굳혔던 리듬 파트의 무게감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런 것은 리듬 사이를 파고드는 디제잉에도 영향을 미쳐 요즘에는 어설프게 건반 연주를 하고 있는 킬모어를 보면 안 쓰럽기까지 하다.

아쉽다.. 늘 그 아쉬움에 새 음반을 기대하지만, 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