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에게 별거 아닌 것으로 지적받아 자존심 상한 어제 저녁. 상한 마음은 분노와 짜증으로 부글 부글 끓어 올라 넘칠 지경이었다. 웃기는 말로 뚜껑 열렸다고 할까.

퇴근후에 마트에 가서 반찬거리를 사자며 남편이 회사 앞까지 데릴러 왔다.남편 손에 들려 있는 조지 윈스턴의 신곡 앨범. 기쁜 마음으로 받아 들고 차에 올랐다.

카스테레오에서 흘러 나오는 윈스턴의 연주는 내가 알고 있던 20년전의 윈스턴의 연주가 아니었다.늘 듣던 캐논 변주곡, Thanksgiving의 선율처럼 조용하고 아름답기만 선율이 아니었다.

빈스과랄디에게 헌정하는 연주가 들어 있다는 이 앨범은 조지 윈스턴의 새로운 모습을 느끼기에 충분한 음반이다. 재즈의 흥겨움과 즉흥성이 짜증으로 끓던 내 마음을 조금씩 가라 앉히고 있었다. 

’어 신나. 기분이 좋아지네’ 라고 느끼며 나는 음악에 마음과 귀를 집중했다.

땡스기빙과 디셈버 이후에 조지 윈스턴의 음반을 구입하지 않아서 그의 음악세계를 잘 알 수는 없지만 20년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참신했고 박진감있고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그의 연주는 나의 마음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이 음반의 모든 곡들이 재즈분위기의 연주는 아니다. 예전처럼 조용하고 아름다운 연주도 물론 들어 있다. 조지윈스턴의 연주를 듣고 또 들으면서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을 들으면서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고 조지 윈스턴의 변화하는 모습이 좋게 느껴졌다. 

조지 윈스턴은 재즈연주가였던 빈스 과랄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음반이 나오기 전에 나왔던 음반들 속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못 들어본 나는 궁금할 뿐이다. 한 번 구입해서 음악을 들어 봐야 겠다.

오랜 만에 만나는 조지 윈스턴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그의 연주를 들으며 분노와 짜증은 다 없어졌다.

61세로 접어 드는 조지 윈스턴은 인생에 대해서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가 피아노로 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그의 원숙함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이 음반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