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하면 딱 머리부터 아프다.

물리적인 압력, 물리적인 이유..뭐 이런 말들이 생각나 마음과 뜻에 상관없이 외부의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행동을 옮긴다는 이미지도 함께 떠올라 정이 가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물리를 배운 건 고등학교 1년이 전부였지싶다.

문과여서 더더욱 먼 물리는 나에겐 그다지 큰 관심을 끄는 과목도 아니었고 관심을 갖고 싶어도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몰라 물리측에서 워,워~~ 물럿거라!를 나에게 먼저 외쳤던것 같기도 하다.

 

이공계와는 너무 나 먼 내 DNA를 아이는 안닮았으면...하는게 소원이었는데, 다행이 수학을 곧잘 하는 아이를 보며 내심 대견스러웠다.

고등학교에서도 이과를 선택한 아이가 정말 나와는 다른 DNA를 갖고 있구나 싶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딱 맞을 줄이야...

이과를 선택한 것은 이공계적 머리가 발달해서라기 보다는 문과쪽보다는 나아서 선택한 어쩔 수 없는 차선의 선택이었음을 아이의 성적표를 보고 알게 되었으니, 어쩌랴...왕대밭에 왕대나고 쑥대밭에 쑥대나는 이치를!!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조언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알아야 면장을 하지.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학 인터넷 강의로 보충하라는 하나마나한 말만 계속해 대고 있는 중에 만난 [재밌어서 밤새읽는 물리이야기]는 정말? 싶은 기대를 갖게 하며 내가 먼저 펴 든 책이었다.

 

물리가 어렵다는 편견은 버려!

어느새 물리가 만만하게 느껴진다

책 표지의 설명처럼 산처럼 높은 물리가 만만해 질 수 있다면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으로 읽었는데 책 제목처럼 재미있어서 밤새읽어지지는 않았지만, 오홋!! 싶은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것 만은 사실이었다.

 

마치 아이들 어렸을 때,

하늘은 왜 파랄까요? 공기는 마셔도 왜 배가 부르지 않을까요? 무지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하는 일상생활속에서 느껴지는 호기심 발동하는 질문들에 답하는 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나 할까!!

 

빛의 굴절현상이 왜 생기는지, 음식을 1Kg먹으면 몸무게는 어떻게 되는지, 코끼리 발에 밟혔을 때 보다 하이힐에 밟혔을 때가 더 아프다는 사실과 지구를 관통하는 구멍에 공을 떨어뜨리면 어떻게 되는지..등의 평소 궁금해 하면서도 뚜렷한 답을 알 수 없었던 아리송한 문제들과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호기심이 발동되는 질문들이 산재해 있어 '이게 이런 물리의 법칙이 숨어있었구나!'하는 생각없이 술술 읽혀지는 장점이 있었다.

 

이런저런 원리로 이렇게 되는 것이다를 얘기하면서 물리적인 계산법과 공식들을 그림과 표를 곁들여 이해를 돕게 해 주었는데 물리를 조금이나마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들을 수 있게 쉽고도 재미있는 첨부라 딱딱하거나 무슨소리야?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은 것도 이 책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었다.

 

 

물리도 말이 어려워 그렇지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수치로 계산하고 과학적인 이유를 붙인 경우가 많구나..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가진 물리의 디테일을 다 읽어 낼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이유로 이런 현상이 생기는거더라!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물리를 배우고 있는 이과 고등학생이 읽은 소감은?

재밌고 새롭긴 한데, 학교 수업하고는 약간의 거리가 있어 점수를 올리기엔 역부족이라나...ㅠㅠ

그놈이 점수가 항상 발목을 잡는다.

재미있게 읽고 생활속에서 찾는 물리적인 이론만으로도 왜 우리는 행복할 수 없는지...

이 교육현실이 안타까울 뿐!!

 

 

점수를 올리기에는 역부족일지 몰라도 나에겐 주변의 숨어있는 물리적 법칙을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고등학교 가기전의 중학생에게 읽히면 물리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점수에 대한 기대를 함께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재미있는 물리이야기라는 말은 맞다.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