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작가의 장편소설로 '나의 최고 걸작이며 아마도 마지막 장편일 것이다'라는 말에 매우 기대되었다.

책 속에서는 모나드를 '세계의 구성 요소로, 모든 존재의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실체를 뜻하는 라이프니츠의 용어.'라 설명하였다.

다시 말해 '모나드의 영역'은 '신의 영역'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모나드의 영역>의 초반은 '사체 훼손 살인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강변 둔치에서 발견된 여성의 팔 한쪽. 어느날 아트베이커리에서 사건의 여성의 팔과 똑같은 모양의 팔을 판매하기 시작하고 팔 모양 바게트에 대한 칼럼을 작성한 미대 교수는 공원 벤치에 앉아 사람들의 이름과 행동양상 등을 알아맞히면서 사람들에게 신의 존재로 나타난다.

그는 의도적으로 재판을 받게되고  재판장에서 자신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의 능력을 넘어선 존재, 'GOD'라 소개하며 ​세상에 자신과 '모나드'의 존재를 널리 퍼뜨리게 한다.

이윽고 그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모나드'로 움직이는 자신이 창조해 낸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책을 읽기 초반에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약간 가미된  흥미로운 추리 소설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GOD라는 존재가 나타난 이후 난해하고 철학적인 내용들이 여러 차례 나와 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물론 GOD의 말을 100%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글을 읽는데 크게 문제되는 내용은 없으나, 철학에 대해 무지한 나로서는 철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들이 매우 낯설어 글을 읽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렸을 뿐더러 여러 번 반복해도 이해되지 않는 말들이 있었다. 

또 나처럼 종교를 가진 사람의 경우 'GOD'라는 존재로 인해 우리가 믿고 있는 '신'의 존재가 부정되는 것도 없지 않아 이 부분에서 딱히 좋은 감정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이 책이 재미없다는 말은 아니다. 충분히 재미있었다.

어렵고 난해한 말들을 여러 차례 읽고서 해석이 되는 순간 즐거웠고, GOD의 말에서 여러 영감과 깨달음을 얻었으니 말이다.

작가가 이 책을 '나의 최고의 걸작'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무래도 보다 작가의 세계관을 표출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작가의 세계관은 철학+종교+그의 상상력이 결합된 것이라고 보인다.

GOD의 말을 보다보면 일반 사람들이 여기는 종교와 철학이 접합된 상태에서 일반인의 상식에서 벗어난 다른 시스템을 엿볼 수 있다.

중간중간 보이는 모순점은 그의 세계관이 제대로 확립되있지는 못한 듯 싶기도 하다.

책을 읽다보면 간혹 중간중간에 그의 또 다른 작품과 그 작품 속 세계관을 표명하는 부분이 나타나는데 이 부분은 작가가 그 작품에서 미처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던 그 만의 세계관을 보다 상세히 밝혀내고 싶어서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모나드의 영역>은 그간 작품에서의 세계관의 집합체인 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또한 작가는 '가능세계'를 얘기하면서 이 책에서 '여긴 소설 속 세상이다'라고 밝힌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소설과 현실 세계의 장벽을 넘나들어 보다 자신의 세계관을 현실 세상 속에 대입시킴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세계관에 대해 심층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한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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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고의 걸작'이라 칭해지는 <모나드의 영역>은 사실상 작가에게만 최고의 걸작이고 독자들에겐 딱히 최고의 걸작으로 느껴지게 하지는 못할 듯 싶지만,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보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 관해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한 데에 있어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해하지만 그래서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모나드의 영역> 한번쯤은 읽어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