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 독살사건

 

 

 

 조선왕 독살사건이라는 책은, 독살의혹을 받고 있는 왕들을 소개하며, 그들이 살았던 당시 시대의 정치적/국제적 상황을 보여준다. 사실상, 조선의 조선왕조실록은 말 그대로 승리자를 위한 기록이기 때문에 독살사건 역시 그냥, 병으로 사망 정도로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승리자는 멋지도 늠름하며, 대인의 풍모를 지녔다 하고 패배한 쪽은 소인이며, 고약하고, 괴팍하며, 교활하다는 등의 묘사를 한다.) 이 책은 시리즈로 해서 1,2권이 나왔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처음의 한 권짜리 책이기에 이미 절판되었지만, 그런 만큼 이 책에 소개된 왕들의 죽음이 독살과 가깝다고 생각된다. 전에 이러한 나름 주류로 통하는 책이 아닌, 일종의 기록으로만 전해져 오는 역대 조선왕들의 사인을 다룬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도 이 책에 소개된 왕들의 기록적 사인과 더불어 괄호에는 독살의혹 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 글에 의하면 조선왕들의 사인은 중간중간 복상사도 있고, 성병도 있고 난리도 아니긴 하다.) 조선의 왕. 그들은, 조선을 대표하는 존재였고 당시에는 백성들의 아버지라 생각되는 말 그대로 나라님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독살이라는 어두운 손길이 이마에 닿아 숨을 거두었다니.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난감한 독살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조선왕 독살사건’이다.

 

 

 독살 의혹을 받고 있는 왕들은 12대 인종, 14대 선조, 소현세자, 17대 효종, 18대 현종, 20대 경종, 22대 정조, 26대 고종이다.

 

 소현세자 같은 경우, 인조가 소현세자를 죽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데 야설이긴 하지만 인조가 소현세자에게 벼루를 던져 소현세자가 그 벼루에 맞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현세자는 당시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다가 청의 눈부시게 발전한 문물을 보고 조선을 개혁하려고 했다. 그러나 인조는 당시 소현세자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정말 다른 이들에게도 드러날 정도로 미워했다고 한다.

 

 경종의 죽음은 게장, 생감, 인삼차 라는 세 개의 같이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으로 대표된다. 그가 죽기 전 먹었던 음식으로, 경종의 죽음은 결국 당시 정치 세력을 나누고, 사도세자의 죽음의 시발점이 되었다.

 

 22대 정조의 독살설은 매우 유명하다. 지금에도 정조가 단 10년만 더 살았다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매우 달라졌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다. 역사를 배우는 입장에서 해서는 안 되는 상상이지만, 그 만약에 라는 말이 참으로 끌리지 않은가. 정조의 죽음을 보통 화병과 함께 등에 난 종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의 그러한 증상은 역대 왕들에게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던 병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죽음이 안타깝고 또 터무니 없어 보이기에 그의 죽음에는 아직도 의문이 많다.(정조실록에 의하면, “정순왕후가 ‘내가 직접 받을어 올려드리고 싶으니 경들은 잠시 물러가시오’라고 분부하므로, 심환지 등이 명을 받고 잠시 문 밖으로 물러나왔는데, 조금 뒤 방 안에서 곡하는 소리가 들렸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후로 정순왕후의 세상이 되고, 이 때부터 조선의 쇠퇴가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6대 고종은, 조선을 왕이 아닌, 황제의 국가로 만들고 싶어했다. 자주국인 대한제국으로 말이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명성황후를 시해하다 못해, 고종을 하야시킨다. 일제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종을 모시던 궁녀를 아무런 죄도 없이 살해하고 그 시신을 아무 곳에 버리는 등의 행동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고종은 숨을 거둔다. 어떠한 징후 없이 말이다. 매우 갑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지고 갑작스레 숨을 거둔 것이다.

 

 

이렇듯, 조선왕들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당대의 정치적/국제적인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만약 그리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와 같은 한숨 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안타까운 상황도 있다. 왕들의 죽음으로 당대의 상황을 유추한다는 것이 참으로 모순적이지만, 그 죽음이 뭔가 이상하다~ 라고 생각될 정도로 의심이 된다는 것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기에 더욱 주목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좋은 것들을 배우는 것 보다는, 과거에 잘못했던 것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물론, 전의 서평들에서도 밝혔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인간은 어리석게도 했던 잘못을 또 잘못한다.) 지금은 왕이 아닌, 각자 개인이 삶의 주인이 되었다. 그런 만큼, 어떠한 대표자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주체적인 개체로서 왕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의 상황이 어떠한지를 잘 알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책에서 소개된 조선왕들은 자신들이 잘못했기 때문에 그것이 사인이 된 왕은 없다고 본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나라는 사람이 결국 나라의 주체가 되었기에 그만큼 사회에 무관심하지 말고, 항상 주의를 갖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뭔가, 이야기들이 많이 꼬이긴 했지만, 조선왕들의 사인에 얽힌 이야기들은 아마도 끝까지 논란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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