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몇 차례 주인이 바뀌어 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또한 우리가 화석으로 볼 수 있는 공룡이나 맘모스가 지구상에 한 마리도 없음을 이해한다. 절멸이라는 단어는 이해하기 힘들고 안타깝게 느껴지지만 이제 이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 책은 초기의 학자들이 어떻게 해서 지구상에 사라진 종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우리에게 종에 대한 많은 이론을 제시한 다윈, 그 이전의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윈 이전의 학자들이 초기에 겨우 몇 개를 발견한 공룡과 맘모스의 화석을 앞에 두고 고심한 내용을 보면 과학의 발전과 이론의 정립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그 시기를 지나 더 많은 증거들이 수집되면서 학자들은 멸종이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1800년무렵에 큰바다쇠오리가 멸종되면서 인간은 자신들이 한 종을 절멸시킬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 교훈을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뼈아프게 받아들인 것이 아니기에 지금도 인간은 또 다른 종들이 멸종에 기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은 종의 멸종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면서 멸종이 서서히 일어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과 달리 조건이 부합하게 되면 순식간에 일어난다는 위험성을 강조한다. 또한 한 종이 멸종은 또다른 종의 멸종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그리하여 그동안 지구상에 있어왔던 다섯번의 대멸종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한다.

  우리는 지구가 최근들어 학자들이 예측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가장 잘 알려진 지구온난화, 그리고 또 다른 원인인 바다산성화 이외에도 또 한가지 원인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은 생물들이 변화하는 환경으로 부터 자연스럽게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이 건설하는 도로, 도시 등이 알맞은 환경으로 이주하고 싶은 생물들의 장애물이다.

  우리가 생물들이 멸종에 직면하면서 걱정하는 것이 우리가 누릴 종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만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조금더 행복할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할 것은 그 다음 단계이다. 우리 인류도 지구상에 살고 있는 하나의 종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미 네안데르탈인이 지구상에서 멸종했다는 역사를 알고 있다. 그러므로, 급속이 멸종하고 있는 수많은 종들을 보면서 가장 두려워해야할 것은 바로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의 멸종이다.

  인류는 현세의 지구상에서 대멸종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그 결과가 바로 자신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여섯번째 대멸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