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는 슬픔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 슬픔이 누군가의 슬픔을 구하고,

누군가의 슬픔이 내 슬픔을 구합니다."  - 서문

 

제목이 내게주는 위안에 책을 선택했고  책을 펼쳐들고 읽은  서문에 눈물을 흘렸다

홀로 슬픔의 밑바닥에서 몸부림치며 나를 어루만져줄 누군가의 목소리를 기다리던 내게

이 책이 바로 그 목소리였던것이다

작가가 이 책에 담아낸 열한 통의 편지는

소중한 이를 함께할수 없는 다른 세계로 떠나보낸 이들을 위한 글이지만

그들의 슬픔에 여러가지 감정이 깃들어 있듯

그들과는 원인이 다른 슬픔일지언정

내가 느끼고 있는 슬픔에도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그들이 가진 감정의 어느 부분과 맞닿아 있을 터이다

그러다보니  작가가 편지를 통해 그들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이야기에

글을 읽는 나의 슬 픔 역시 조금씩 어루만져지고 있었다

보이지 않을 뿐 가슴속에는 폭포수같은 눈물을 흘리고

나의 외면만을 보고 던지는 타인들의 한마디에 더욱 고독해지고

괴로울수록 스스로를 더 몰아세우고 주눅들어 삶의 의미를 상실하기도 하는  그 모든 사람이 나였다

그런 슬픔을 지닌 사람들을 향해 작가는

미야자키의 글을 빌어 각각의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이 짊어질 수 없는 고유한 삶의 의미가 있기에

떠나간 사람들을위해 더욱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말하고  

'슬픔을 묵묵히 견디며 살아가는 당신의 존재가, 어둠 속의 내게, 한 줄기 빛이 됐습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들은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던 나의 슬픔에 대해 이해받고

내가 힘겹게 버텨낸  날들이 무의미한 시간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의 슬픔을 구원해 준  가치있는 시간이었노라  인정 받은 느낌이었다

작가는 열한 통의 편지를 통해  자신의 아내가 죽은 후 지내온 시간 속에서 겪었던 과정들과 더불어

자신이 만난 글과 직접 만난 사람들의 말을 빌어  슬픔의 의미, 삶의 가치, 영혼의  소리 등 을 이야기한다

얼핏 생각하면 슬픔과 상처에 대한 흔한 위로 같지만  이 책이  다른 점은

소중한 이의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과 슬픔에 대한 생각이다

작가는 소중한 이의 죽음은 상실과 이별이 아닌 다른 형태로 내 곁에 존재하는 것이며

슬픔 역시 느끼지 말아야할 나쁜  감정이 아닌 소중한 이와 함께했던 삶에 대한 증거라 말한다

이러한 시선의 차이는  결국 이별과 상실의 슬픔을 애써 피하고 부정하느라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드는 방법이 아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상황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끌어 간다  

결국 이 책은 비단 소중한 이를 잃은 자들만을 위한 위로가 아닌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힘겨워하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위로의 편지가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