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되고 처음으로 읽은 책이 "오래 뜨겁게 일한다"이다.

12년 비교적 한산하고 어수선했던 연말이 가고 13년도 첫해의 시작이 밝았는데, 아직 내 마음을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리가 안되고 어수선 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는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로 나는 한 회사에서 일을 한지 횟수로 5년 차가 되고 실질적으로 4년에 가까운 시간을 일하고 있는데, 진급차수가 되니 업무를 맡을 때 책임감이 커지고 그에 따른 중압감도 커지는 것이 서서히 느껴졌다. 어느 날 나는 왠지 모르게 갑자기 도망가고 싶은 욕구가 생긴 적이 있었는데, 평소 내 성격답지 않은 생각이라 나도 생각을 하곤 문뜩 놀랐다. 나도 모르게 나에게 맡겨진 업무들이 가중되면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스스로도 조금씩 지친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리고 일을 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에는 이런 스트레스도 말로 풀어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을 괴롭혔지만 이제는 그것이 좋은 해답이 되지 않는 것을 깨닫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정리 되기를 바라는데,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허허벌판에 혼자 덩그러니 남은 기분이 가끔씩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이 책은 골라든 이유는 물론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열정적으로! 나무보다는 숲을 보아야 하며! 지치지 않고 오래! 일을 해야 한다고 외치는 책들이 많지만 여성을 우선으로 한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라는 서평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은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굳이 성별을 나눌 필요는 없을 듯했다.

결국은 여성들도 남자들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업무 방식을 따를 필요가 있으며, 그러면서도 여성성을 두드러지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최근에 고가 발표 기간이 있었는데, 주변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최하등급을 받은 사람의 과반수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50%에 도달하는 이가 여직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0%이면 절반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팀 내 남여비율이 8:2정도 되는 우리 회사의 경우 50%에 가까운 인원이 여직원이라는 사실은 사실 감당 하기 힘든 정도이다. 물론 그 이유는 출산 후 4~%개월의 업무 휴직기간이 있었는데, 그 동안 열심히 일한 다른 사람과 똑같은 대우를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타당한 근거가 있지만, 나의 경우 만약 출산후 그래도 성과를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그러하다면 따질 순 없지만 우울증은 오지 않을까 싶었다.

김미경 강사가 그랬듯이, 그래서 여자는 남자보다 일에 대한 욕망이 더 강해야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래서, 그래서 결론은 길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일은 어쩌면 인생의 대다수를 사용하는 나의 삶일 수 있다. 그 중 한 회사에서 지내는 기간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그 수많은 시간 속에 시련은 절반정도 충분히 찾아 올 수 있고 그건 사실 삶에 비교했을 때 그럴 수 있는 시간이다. 내가 원하는 만큼을 못했을때 내가 가장 두려운것은 남들의 시선, 수근거림이 아니라 그 시선과 수근거림을 받으면서도 내가 나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과 나의 자존감. 마음을 좀더 편하게 먹고 급하지 않게 천천히 겸손하게 일을 하는 습관을 길렀으면 하는 것이 올해 나의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