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예술가들이 내는 23통의 편지


조앤 조너스가 젊은 예술가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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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거친 도시입니다. 복잡하고 아름답지요. 도시란 놀랍고도 혹독한 곳입니다. 
우리는 도시를 사랑합니다. 도시는 살아남고 우리도 살아남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혼자서 또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길을 찾아갑니다.

예술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할 때는(이것은 거절할 수 없는 매력이지요) 성공이나 보상, 인정 등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대체로 무관심한 세상에서 어떤 이는 아무런 실제적인 용도를 지니고 있지 않은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삶을 선택하거나 혹은 거기에 끌려들어가지요. 그 길은 쉽지도 편안하지도 않습니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 당신은 예술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의 작업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안식처를 찾아야만 합니다. 삶의 기본적인 즐거움―지적이고, 감각적이고, 동적인, 촉감, 냄새, 시각…… “사물의 형태, 냄새, 느낌들”(힐다 두리틀(Hilda Doolittle))을 찾는 일은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삶이란 모든 것이 모순으로 꽉 찬 기적적인 현상입니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혹은 멕시코시티와 같은 도시에 산다는 것은 서로 영감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 공동체와의 대화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실패에 대한 두려움, 이것이나 저것을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알아야 합니다. 두려움은 우리를 지배하고, 궤도에서 멈춰 서게 하고, 기본 인권의 침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걸 막는 장치입니다. 그것은 압제자의 도구입니다. 두려움은 경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끔 두려움을 향해 가면 그것이 핑계라는 걸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이 두렵습니까? 
내가 1968년에 대중을 위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서른두 살이었습니다. 때와 장소가 딱 맞았지요. 퍼포먼스와 비디오 개념으로 작업하면서, 나는 내가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때는 변화의 시기였고, 경계를 넘고, 형식을 파괴하고, 혼합시키고, 뒤집고, 거꾸로 가는 시기, 예술가·음악가·무용가·영화감독과의 대화의 시기였습니다. 굉장했지요. 그 작업은 중요했습니다.
바로 *지금*이 굉장한 때입니다. 예술은 소통이며, 타인과 나누고 보여주고 그들에 대해 배우고 교류해야 하지만, 꼭 상업 갤러리를 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몇 십 년 전에는 중심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넘어왔지만 지금은 중심이 없습니다. 당신은 뉴욕에 있지 않아도 되고, 타인에게 의존적인 상태로 서둘러 경쟁의 장으로 들어설 필요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도 생각도 없이 여기저기로 돌진하는 듯 보입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찾아야합니다. 위험을 무릅써야합니다. 예술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도박입니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한 상상력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흥미로운 작업, 아름다운 작업을 보긴 하지만, 대개는 너무 다시 보는 것 같은, 안전하게 가는 예전의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내면은 언제나 젊은) 나이 많은 예술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편지 고마웠습니다, 젊은 예술가님. 언젠가는 우리 만날지도 모르지요.
해답은 작업입니다. 작업하는 것. 작업에 대해 생각하는 것.

진심을 담아,

뉴욕에서
조앤 조너스

추신: 중요하지도 않은 사소한 디테일에 당황하지 않도록 하세요. 당신의 작업을 위해 매일 시간을 내십시오. 예를 들어 의사였던, 보험회사나 은행에서 일했던 사람이 시인이 된 사례는 많습니다.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 먹고살 방법을 찾으세요. 나는 몇 년 전에 캐나다의 한 잡지에서 어느 할머니가 자신이 만든 나무 조각들에 둘러싸인 채 바닥에 앉아 있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당신이 말하는 제도 밖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웃고 있었고 자신의 작업을 사랑하는 듯 보였습니다. 나에겐 그것이야말로 영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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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조너스(Joan Jonas, 1936~ )
 



뉴욕에서 태어났다. 비디오 아트와 퍼포먼스 예술의 선구자로 꼽히며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예술가로 대두된다. 조각가로 출발해 나중에는 조각과 퍼포먼스/비디오, 회화와 조각 등 형식의 경계를 깨뜨리는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였다. 조너스는 여러 퍼포먼스를 통해 소리와 움직임, 그리고 이미지를 혼합한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펼쳤고, 여성의 이미지와 역할을 연구하여 여성에 대한 인식과 의미를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도 펼쳤다. 그녀는 젠더와 정체성에 대한 주제와 의문에서 새로운 의미의 층위를 발견하고자 노력하는 아티스트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동화·신화·시·민속음악 등에서 발췌한 이야기를 풍부한 색감의 무대 세트와 음악 레코딩을 이용해 보여주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런 작업에서 조너스는 그녀, 또는 우리 모두가 히어로와 헤로인, 희생자와 악인이 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상황에 의거하여 보편적인 이야기의 마술을 추론해낸다.
조너스의 프로젝트와 실험들은 비디오와 퍼포먼스 예술의 초석을 마련했다. 그녀의 영향은 개념미술과 무대퍼포먼스, 그리고 다른 시각예술 매체로까지 뻗어갔다. 1994년에는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the Stedelijk Museum)에서 대규모의 회고전을 가졌고 2002년 카셀 도쿠멘타에 초청되어 전시했다. 2003년에는 뉴욕 퀸스 미술관(Queens Museum of Art)에서 비디오 작업과 드로잉, 사진, 스케치북으로 구성된 대형 전시를 가졌다. 현재 MIT 대학에서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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