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먹어요>를 아이들과 몇 번을 읽었는지 모릅니다. 사실 맨 처음 책을 소개할 때는 본문은 읽지 않고 그림만 보여주었어요. 최근 좋은 어린이 책을 많이 써주는 백명식 작가가 서양화 전공을 살려서 정감있게 그려낸 우리 농촌과 먹거리 그림만으로도 아이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기엔 충분했어요. "엇, 이건 엄마가 좋아하는 쌈장이다." 어, 참외가 땅에서 누워 있는 거예요?" 평소 농촌에 가볼 기회가 전혀 없었던 아이들은 조잘조잘거리며 즐겁게 여름 먹거리 탐색.

 

 

 

백명식 그림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웜업을 마치고는 본문을 설명을 섞어 읽어주었어요. 아이들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페이지는 빨리 안 넘어갑니다. 어찌나 우기기도 잘하는지요. 평소 식탁에 올렸던 먹거리인데도 엄마 정성 야속하게 몰라주고, 처음 봤다고 박박 우겨대네요. 급기야 냉장고에서 노각을 꺼내와서 증명해가면서 책을 읽어주었지요.

초등 1학년 꼬마에게는 과제를 주었어요. <자연을 먹어요>를 꼼꼼히 혼자 읽으면서, 먹거리의 이름이 나오면 다 적어보라고 했어요. 그런 다음 처음 들어보거나 잘 모르겠는 먹거리에는 빨간색, 평소 즐겨먹고 좋아하는 먹거리에는 노랑색, 앞으로 꼭 먹어보고 싶은 먹거리에는 초록색 동그라미를 그려보라고 했지요. 처음엔 시크둥하던 아이가 놀랍게도 두 시간을 꼼짝않고 앉아서 <자연을 먹어요>를 다 읽고, 연습장도 빼곡히 채웠네요.  감자, 알토란을 잘못 읽고는 '엄마 감자가 알을 낳아요? 농촌에 가면 감자알도 있어요?'라는 어이 없는 질문으로 엄마를 웃게 만들며 말예요.

 

"모르는 이름 참 많지? 엄마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이런 것들 쉽게 먹을 수 있었는데.....네가 어른이 되면 그나마 이중에 반은 또 사라질 거야. 사람들 봄여름가을겨울 상관 없이 빵먹거나 레스토랑 가거나 마트 가겠지. 누군가가 우리 먹거리 기억하고 먹어주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거야."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 더해달라 합니다.

까마중이 뭐냐는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도 설명해주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딸기가 겨울과일인줄 아는 꼬마들에게 농촌 꼬마들 천연 간식이었던 까마중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환경 오염과 도시화로 사라져가는 걸요.......

 

 

<자연을 먹어요>는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에 감사하고, 우리 땅 우리 먹거리 그리고 건강을 지키려는 부모라면 스스로와 자녀들에게 꼭 읽어줄 몸살림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