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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10분만 길을 걸어도 몇 번은 마주칠 것 같은 너무 평범한 소년, 소년은 호기심이 많았으며, 작은 말썽을 부리곤 했지만 어두운 면이 없는 비교적 착한 아이였죠. 생각해보면, 소년은 다소 좀 이상한...

마지막 향연 그리고…

남자의 말에도 구정현의 흐느낌은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는 지금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채차혜가 최면에서 깨어난 후 진실을 바로 보게 된 것처럼 어쩌면 구정현이 울고 있는 이유는 소년에 대한...

마지막 향연 그리고…

차주환은 연신 구역질을 해댔다. 물살에 쓸린 안경 덕분에 앞이 희미한 김현우는 바닥에 누운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했다. 이들이 그렇게 찾던 출구, 밖으로 나온 것이다. “커헉!” 상황을 정리하기도 전에 목덜미를...

마지막 향연 그리고…

컨테이너 바닥에 잠긴 차주환이 이를 악물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발버둥을 쳐 봤지만 가슴팍을 누르고 있는 김현우의 군홧발이 더 짓눌러 올 뿐이었다. 차주환은 숨을 참으며 손을 뻗어 들고 김현우와...

어항

김현우 역시 스무 살이 넘어 자신이 저질렀던 과거의 행동을 까마득히 잊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군대라는 철저히 위계 서열화 된 사회에 가장 막내로 발을 디딘 바로 그 순간, 김현우는 자신이 과거에 만들어낸...

어항

불에 댄 듯 화들짝 놀라며 벽에서 손을 뗀 구정현은 말문이 막혔다. 다른 컨테이너와 달리 이곳은 물이 빠지지 않았다. 사방에서 흘러내려 오는 물은 이제 눈에 보일 만큼 빠른 속도로 수면을 높이고 있었다. “싸우고 싶다면...

어항

2층 건물 높이의 컨테이너에 걸터앉은 남자는 한동안 채차혜와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의 머릿속으로 소년이 일기장에 써 두었던 글귀가 필름처럼 돌아갔다. 지금쯤 아래층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컨테이너에 가득 차...

어항

그 사이 위층의 남자와 채차혜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멍하니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게 된 채차혜와 마찬가지로 남자도 숙제를 끝낸 사람처럼 여유로운 태도였다. 컨테이너 밖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어항

김현우가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 물을 한 줌 입안으로 떠 넣었다. 소독약품의 냄새도 없었고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남자가 일부러 채워 넣은 게 아니라면 빗물이 확실했다. “비. 빗물이야. 이틀 전에 내린 비가 여기로...

어항

컨테이너 바닥이 시소처럼 아래로 기울면서 그 위에 서 있던 차주환과 구정현, 김현우가 미끄러져 내려갔다. 남자는 설치해 둔 장치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의도대로 그들을 모두 세 번째 컨테이너로부터 완벽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