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소설을 쓰고 싶다면 : 제임스 설터 산문

원제 : The Art of Fiction

저 : 제임스 설터(James Salter)역 : 서창렬출판사 : 마음산책발행일 : 2019년 01월05일 | 종이책 발행일 : 2018년 1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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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기술이 있다면 제임스 설터에게 배우고 싶다”
‘작가들의 작가’ 제임스 설터의 소설 쓰는 법

2014년 가을, 미국 버지니아대학교는 제임스 설터를 ‘캐프닉 저명 전속 작가’로 초빙했다. 이 대학교에는 캐프닉 가문의 후원 아래 미국 저명 작가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는데 그해 설터가 선정된 것이다. 제임스 설터는 ‘20세기 미국 문단에 한 획을 그은 소설가’ ‘작가들이 칭송하는 완벽한 스타일리스트’로 정평이 난 작가다. 그가 캐프닉 저명 전속 작가 자격으로 진행한 문학 강연은 그래서 소설가를 지망하는 학생에겐 더욱 특별했다. 설터가 사망하기 10개월여 전이자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 [올 댓 이즈]가 나온 지 1년이 조금 지난 때였다.
설터의 강연을 엮은 책 [소설을 쓰고 싶다면]은 [그때 그곳에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소개되는 제임스 설터의 산문이다. 마지막 장에는 1993년 미국 문예지 [파리리뷰]에 실렸던 인터뷰 내용을 더했다. [올 댓 이즈] [어젯밤] [가벼운 나날] [사냥꾼들] 등의 소설과는 또 다른 방식과 매력으로 작가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설터는 “소설 쓰는 법은 따로 없다”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의 독서 이력, 문학관, 소설가로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가로서 확신이 없던 지난날을 고백하기도 하고 그가 심혈을 기울여 쓴 첫 장편소설이 악평을 받은 일화도 소개한다. 하지만 설터의 관찰과 경험이 어떻게 소설로 구현되었는지 듣다 보면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소설 쓰기엔 정답이 없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놓쳐선 안 되는 것들이 있다고 말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실은 특정한 사람들의 소설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소설을 어떻게 쓰는가 하는 것에 관해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는 않을 겁니다. 사실 나는 누가 여러분에게 소설 쓰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설령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다 해도 한 시간 만에 가르칠 수는 없겠지요.
(/ p.42)

“소설을 쓰고 싶다면 소설을 읽어야 한다”
‘읽기’로 시작한다

설터의 강연 주요 테마는 ‘소설 쓰기’다. 하지만 설터는 “소설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잠시 한 발 물러선다. 그리고 ‘쓰기’ 대신 ‘읽기’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한다.
첫 번째 강연 [소설을 쓰고 싶다면]에서 설터는 발자크와 이사크 바벨, 플로베르 등 자신이 좋아하는 여러 작가와 작품들, 자신이 읽고 싶은 책들을 열거한다. 이는 [장편소설 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소설 쓰기의 길잡이를 제시한다. 발자크가 [고리오 영감]에서 어떻게 인물과 배경을 묘사하고 시점을 이동했는지, 플로베르가 정확한 문체를 구사함으로써 얼마나 글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는지, 헤밍웨이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무기여 잘 있거라]에 어떻게 녹아들어갔는지, 트루먼 카포티와 솔 벨로가 소설 속에서 배경을 어떻게 활용해 전개해나갔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설터는 이렇게 소설을 ‘쓰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소설을 잘 ‘읽어내야’ 함을 강조한다. 읽지 않고 쓰기부터 시작한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나에게는 독서가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설터의 깊고 충실한 독서 이력은 그가 “단 한 줄의 문장으로 가슴을 깨뜨릴 수 있는 작가”로 기억될 수 있는 발판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종종 문체 대신 ‘목소리’라는 말을 선호하곤 합니다. 문체와 목소리는 정확히 똑같은 것은 아니에요. 문체는 선택적인 것이고 목소리는 거의 유전적인 것, 전적으로 독특한 것이지요. 다른 어떤 작가의 글도 이사크 디네센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 누 ...

추천사 TOP

삶은 쉽게 연마되지 않는 것
소설 쓰는 일에는 숙련공이 없다
소설을 쓰다 보면 늘 겪는 일이 있다. 막막한 첫 문장을 쓰고, 어느새 실패가 자명해져 계속 써나가고 싶은 마음을 잃고, 그럼에도 쓰고, 기어이 낙담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시작하고 싶어진다. 할 수 있다면 소설에 대해 처음부터 배우고 싶어진다.
제임스 설터의 소설을 읽어본 적 있다면, 일생 한 번뿐인 사랑을 놓치고 나서야 사랑 말고 달리 중요한 게 뭐냐고 되묻고 가만한 나날을 보내다 느닷없이 울음을 터뜨려봤다면, 소설이란 쉽게 쓰일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과 사랑에, 흐릿한 마음과 상심에 늘 미숙하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하거나 배운다 해도 쓰는 일이 여전히 수월치 않으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삶이 쉽게 연마되지 않으므로 소설 쓰는 일에는 숙련공이 없다.
그래서 설터는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플롯이나 시점을 말하는 대신 면밀히 인생을 관찰하고 기억해보라고 에두른다. 삶의 어떤 순간을 그저 머릿속에 떠올려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어떤 것을 기억하고 있는지를 쓰라고. 이것은 소설의 기술技術이라기보다 삶의 기술記述에 가깝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상상의 소산이 아니라 삶의 기록이다. 그럼으로써 꿈 같고 몽상 같던 나날에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설터의 말처럼, 글로 쓰지 않은 모든 것들은 곧 사라질 테니까. 글로 기록된 것만이 진짜일 테니까.
- 편혜영 / 소설가

목차 TOP

소설을 쓰고 싶다면

장편소설 쓰기

기교의 문제가 아니에요

소설의 기술_[파리리뷰] 인터뷰

나가며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TOP

나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습니다. 난 이제 더 이상 의무감으로 책을 읽지 않아요. 뭔가를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도 않고요. 그렇기는 하지만 내가 죽기 전에 읽고 싶은 몇몇 책들이 있답니다. 무엇 때문인지 그 이유를 말하긴 어렵군요. 읽지 않고 떠난다면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 것 같아요.
(/ p.15)

물론 하나하나의 단어가 모두 다 완벽한 단어일 수는 없습니다. (…) 하지만 잘못된 단어들, 또는 문장이나 해당 페이지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단어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쓰고 있는 글에 대한 감식력이 있어야 합니다. 글이 나빠졌을 때 그걸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해요.
(/ p.30)

작가로서 출발한 초기에는 대개 자신의 목소리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보통 확실히 자리 잡은 어떤 작가의 영향을 받거나 그 작가에게 끌리기 마련이죠. 그 작가가 뭘 하든 그걸 따라서 해보려고 합니다. 그 작가가 사물이나 현상을 어떻게 보든 그와 똑같이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점차 그런 애착은 약화되고 여러분은 다른 작가들에-그리 강렬하지 않게- 끌리게 되고 여러분 자신의 글에 끌리게 됩니다. 그러한 연습과 변화를 거치다 보면 다른 작가가 끼어드 ...

저자소개 TOP

제임스 설터(James Salter) [저]

미국 소설가. 1925년 뉴저지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랐다.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 졸업 후 전투기 조종사로 수많은 전투에 참전, 비행 중대장까지 지냈다. 한국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군에서 집필한 『사냥꾼들』(1956)을 출간하면서 전역, 전업 작가로 데뷔했다. 1967년 『스포츠와 여가』로 “사실적 에로티즘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후 한동안 시나리오 집필에 몰두해 영화 <다운힐 레이서>(1969)와 <약속The Appointment>(1969)의 시나리오를 썼고, <세 타인들Three>(1969)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다. 1975년 『가벼운 나날』을 발표해 큰 호평을 받았다. 리처드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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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렬 [역]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면』, 『아메리칸 급행열차』, 『보르헤스의 말』, 『축복받은 집』, 『저지대』, 『모스크바의 신사』, 『밤에 들린 목소리들』, 『그레이엄 그린』, 『에브리데이』,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토미노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제3의 바이러스』, 『암스테르담』, 『촘스키』, 『벡터』, 『쇼잉 오프』, 『마틴과 존』, 『구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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