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그때 그곳에서 

저 : 제임스 설터(James Salter)역 : 이용재출판사 : 마음산책발행일 : 2017년 07월20일 | 종이책 발행일 : 2017년 06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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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곳에서]는 [어젯밤] [가벼운 나날] [스포츠와 여가] [올 댓 이즈] [사냥꾼들] 등으로 "작가의 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제임스 설터의 국내 첫 산문이다. 원체 다작을 하지 않고 자기 경험을 소설로 승화할지언정 자아를 앞세우는 글을 자제했던 작가임을 떠올려볼 때 이 여행기는 소설 작품과는 다른 고유함이 있다. 하지만 [그때 그곳에서]를 더 고유하게 만드는 건 이 책이 여행과 장소와 사람을 담은 자전적 기록이면서도 그의 소설과 같은 정서를 담았고 또 소설처럼 읽힌다는 점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본의 도시와 시골을 걷고 머물며 쓴 열여덟 편의 산문에서 제임스 설터는 과거와 현재에 수시로 잠기며 세월 탓에 덧없는 환상처럼 다가오는 사람들과의 일을 떠올리고, 생략을 통해 더 큰 여운을 남기는 그만의 문체로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 시간에 닳아가는 나날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기억들을 건져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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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설터의 국내 첫 산문 "작가의 작가"가 쓴 소설 같은 여행기

작가는 낯설고 이질적인 경험에서 글감을 얻고, 그래서 많은 작가가 디아스포라를 자처하며 여행자에 이방인으로 나섰다. 제임스 설터도 그랬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를 몰았던 굵고 선한 기억이 각인된 이래 미국, 유럽, 아시아 할 것 없이 몇 달, 길게는 몇 년씩 살며 공허함을 채웠고 그 경험들을 동력 삼아 소설을 썼다. 언젠가 [파리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행은 인생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문제예요. 어떤 의미에서 작가는 늘 뭔가를 알려주는 유랑자이고 아웃사이더여서 계속 이동하는 게 삶의 일부랍니다."

[그때 그곳에서]는 [어젯밤] [가벼운 나날] [스포츠와 여가] [올 댓 이즈] [사냥꾼들] 등으로 "작가의 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제임스 설터의 국내 첫 산문이다. 원체 다작을 하지 않고 자기 경험을 소설로 승화할지언정 자아를 앞세우는 글을 자제했던 작가임을 떠올려볼 때 이 여행기는 소설 작품과는 다른 고유함이 있다. 하지만 [그때 그곳에서]를 더 고유하게 만드는 건 이 책이 여행과 장소와 사람을 담은 자전적 기록이면서도 그의 소설과 같은 정서를 담았고 또 소설처럼 읽힌다는 점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본의 도시와 시골을 걷고 머물며 쓴 열여덟 편의 산문에서 제임스 설터는 과거와 현재에 수시로 잠기며 세월 탓에 덧없는 환상처럼 다가오는 사람들과의 일을 떠올리고, 생략을 통해 더 큰 여운을 남기는 그만의 문체로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 시간에 닳아가는 나날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기억들을 건져낸다.

나는 자욱한 아침 안개로 덮인 몽파르나스 공동묘지 위쪽에서 가을과 겨울 한 철씩 살았고, 광활하고 차가운 망자의 숲을 걸어 일하러 갔다. 길은 비어 있었고, 나는 지나치는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낯선 이름들에 잠겨 어지럼증을 느꼈다. 연인과 가족 들이 점심을 하러 들른 일요일 레스토랑의 대화처럼 내가 절대 알 수 없지만 유혹의 파도처럼 다가온 삶의 역사 같은 이름들. 그 이름을 쓴 이상한 글자들에 나는 어리둥절했고, 술 취해 듣는 음악처럼 그것들을 상상했다. 나는 부패의 향이라 여긴 그 희미하고 시큼한 냄새와 더불어 글자들을 들이마셨다. 발레리의 말을 빌리자면 "삶의 선물이 꽃으로 화하는" 그 냄새를 아직도 기억한다.
(/p.58)

제임스 설터는 내가 전작을 읽고 싶은 몇 안 되는 북미 작가 중 하나로, 출간 전인 책들을 안달하며 기다리게 된다.
- 수전 손택

조각조각 떠오르는 사람과 장소 예술, 책,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방식

여러 해 동안 나는 스키에 헌신했다. 시간을 들였고 뼈가 많이 부러졌다. 뼈는 아물었고─이제 어느 쪽 어깨나 다리였는지조차 말할 수 없다─시간은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말해줄 것도 회상할 것도 없는 시간이 진정 낭비된 시간일 뿐,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으니 시간은 허투루 쓰인 게 아니다. 오트루트나 버거부엔 못 갔지만 나머지는 나의 일부다. 나는 어린 사내아이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옛날 버몬트에서 겪은 일이다. 여덟아홉 살쯤 되었고 영국인 같은 금발에 잘생긴 소년이었다. 그가 친구에게 그러듯이 내게 몸을 돌리더니 눈 덮인 세상에 둘러싸여 털어놓았다. "진짜 재밌어요. 그렇지 않나요?" 그가 진짜 맞았다.
(/ p.152)

서로 독립적이면서 정서 면에서 일관된 열여덟 편의 글에서는 제임스 설터의 기억 속에 큰 자리를 차지한 사람, 장소, 시절뿐 아니라 문학과 등반과 스키 같은 취미 이상의 것, 건축과 레스토랑과 음식 등의 내밀한 기호가 더없이 절제 ...

본문중에서 TOP

파리는 빅토르 위고가 쓴 튈르리 정원의 카트린 드메디시스, 오텔드빌의 앙리 2세, 앵발리드의 루이 14세, 팡테옹의 루이 16세, 그리고 방돔 광장의 나폴레옹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다스리지 않는 자, 즉 시인과 몽상가 들의 파리도 있고, 우리는 헨리 밀러의 파리를 달렸다. 아직 그를 읽지 않았던 때지만, 타이를 매지 않은 낡은 코듀로이 정장 차림으로 취하고 발광하며 모두를 증오하는 마음으로 걸어 집에 돌아오다가 또 어느 순간에는 그 모든 걸 포용하는 그를 볼까 기대했다.
(/ p.24)

파리에서는 때때로, 지방 마을에서는 그보다 더 자주 위안의 소리, 확신의 소리, 종루와 첨탑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소리는 정오에 하루를 가르고 자정에 어둠을, 그사이 시간을 가른다. 모두가 유한하지도 육체적이지도 않다는 안정됨이며 경고다. 믿음의 시대가 있었으니, 비록 하얗게 샜지만 그 뼈는 단단해 여전히 유럽이라는 말뭉치의 일부다. 마을에서 자주 종소리가 들리고, 그것이 사소하고 세속적인 것들을 자제시키는 힘을 느낄 수 있다.
(/ p.34)

누군가 파리에 살며 남서부 언덕바지 마을에 오래된 집을 소유한 스웨덴 여인의 이름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

저자소개 TOP

제임스 설터(James Salter) [저]

미국 소설가. 1925년 뉴저지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랐다.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 졸업 후 전투기 조종사로 수많은 전투에 참전, 비행 중대장까지 지냈다. 한국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군에서 집필한 『사냥꾼들』(1956)을 출간하면서 전역, 전업 작가로 데뷔했다. 1967년 『스포츠와 여가』로 “사실적 에로티즘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후 한동안 시나리오 집필에 몰두해 영화 <다운힐 레이서>(1969)와 <약속The Appointment>(1969)의 시나리오를 썼고, <세 타인들Three>(1969)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다. 1975년 『가벼운 나날』을 발표해 큰 호평을 받았다. 리처드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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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 [역]

음식 평론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와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건축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조선일보》와 《한국일보》에 격주 칼럼을 연재 중이다. 『한식의 품격』, 『외식의 품격』을 비롯해 『미식 대담』,『냉면의 품격』을 썼으며 『실버 스푼』, 『아이와 함께하는 실버 스푼』, 『탁탁탁 지글지글 짠!』, 『패밀리 밀』,『철학이 있는 식탁』, 『식탁의 기쁨』, 『뉴욕의 맛 모모푸쿠』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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