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내 서재 속 고전 : 나를 견디게 해준 책들

저 : 서경식(徐京植)역 : 한승동출판사 : 나무연필발행일 : 2016년 03월21일 | 종이책 발행일 : 2015년 08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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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에세이스트 서경식, 그가 자신의 서재 속 책들 가운데 마음에 품고 있던 열여덟 권의 고전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자신의 독서 이력과 사유를 한껏 드러낸 이 글들을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떤 순간 그 책을 만났으며 어느 구절에 밑줄을 치며 성찰했고 또 어떤 깨달음과 위안을 얻었는지를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다.

출판사서평 TOP

서경식의 고전 읽기: ‘나’를 중심에 두고 고전과 대화하라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권하는 교양서 목록이 아니다.” 서경식은 자신의 글을 수많은 고전 목록의 하나로 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형식화한 지식에서 벗어나 그는 본인이 어떻게 고전과 대화해나갔는지 그 단면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어떻게’ 읽고 사유할지에 대해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적 태도이자 독서의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다.

에세이스트로 스스로를 규정한 이답게 서경식의 글에는 책과 그가 만난 찰나들이 빛나게 담겨 있다. 파리의 번잡하고 좁은 중국 식당, 뜨거운 열기와 격투를 벌이는 요리사들의 움직임에서 그는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떠올린다. 아버지가 저세상으로 떠난 후 느낀 ‘실패의 감정’을 투영하여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의 역사]를 읽어낸다. 만사를 금전적 가치나 사회적 지위로 재단하는 시대에 그런 척도와는 다른 가치를 믿는 인간의 고뇌를 떠올리며 빈센트 반 고흐의 [반 고흐 서간 전집]을 펼쳐든다.

고전과 자신이 만난 지점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켜켜이 압축된 의미를 담고 있는 고전 가운데서 자신이 길어올린 것들을 꺼내 보여주는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가 읽고 사색했던 고전과 만나면서 동시에 우리가 고전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이 권하는 의무로서의 고전이 아니라 지적 즐거움을 나누는 대상으로서의 고전을 상정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서경식의 고전 읽기는 고전 가운데서 동시대와의 접점을 발견하고 사유한다는 점에서 현재적이다. 그는 과거의 정전으로만 고전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현재와 견주어보고 지금을 성찰해내는 필터로 고전을 읽어낸다. 서경식의 손길을 거치면서 조지 오웰, 루쉰, 에드워드 사이드, 요한 하위징아, 미셸 드 몽테뉴, 마크르 블로크, 빈센트 반 고흐 등 동서양 대가들의 고전은 현재적 의미를 얻고 우리 시대에 걸맞은 숨결을 부여받는다. 지적이면서도 정서적 포즈를 겸비한 서경식의 문체는 켜켜이 의미가 압축된 고전들을 만나면서 더욱 빛을 발한다.

책 후반에 수록한 대담 ‘우리 시대의 고전과 교양을 찾아서’는 서경식이 세 명의 젊은 신진 연구자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고전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서경식이 표방하고 있는 ‘나’를 드러내는 에세이의 효용, 교양의 토대가 흔들리고 무너지는 가운데서 고전을 되짚어야 하는 이유 등이 담겨 있다. 고전 독법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서경식이 추구하는 ‘서정적 지성’의 글쓰기를 갈망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볼 지점들을 제공하는 대담일 것이다.

고전이란 오롯한 인간 존재로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무엇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 수상작인 [소년의 눈물]이 청년 시절 서경식이 기댄 책들에 대한 기록이라면, [내 서재 속 고전]은 중년을 거치며 그가 자신의 삶을 투영해 읽어낸 책들에 대한 기록이다. 청춘의 시기를 거쳐 중년에 접어든 그의 시선은 보다 원숙해졌으나 이전보다는 다소 비관적이다. 그의 눈길은 달라지지 않는 현실, 더 깊은 어둠과 고통 그리고 무지에 가닿아 있다. 그런 그에게 고전이란 깊은 절망을 버티면서 자신을 지켜나간 이들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비관적 현실을 냉철하게 응시하고 실패에도 쉽게 무릎 꿇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 고전이란 그런 존재로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무엇이 아닐까.

비관적 현실 가운데서 그는 승산이 있든 없든 그것을 넘어선 곳에서 사람을 움직 ...

목차 TOP

머리말_ 인간의 단편화에 저항한다

클래식의 감명, 그 심연의 뿌리를 캐는 즐거움: 에드워드 사이드의 [사이드 음악평론]
살아남은 인간의 수치, 그럼에도 희망은 있는가: 프리모 레비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노예노동의 고통조차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탐구욕: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망각의 절망 속 어렴풋한 희망의 가능성에 대하여: 루쉰의 [망각을 위한 기념]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동시에 읽어내는 즐거움: 니콜라이 바이코프의 [위대한 왕]
현대의 지식인들이여, 아마추어로 돌아가라: 에드 ...

본문중에서 TOP

원래 어떤 책도 짧은 문장으로 그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순 없다. 오히려 이 책은 책에 접근하려 할 때 내가 활용하는 내 나름의 방식의 ‘단면’을 제시한 것이고, 나와 ‘고전’ 간의 대화에 관한 기록이다. ‘단면’이 같은 모양새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기 나름의 ‘단면’으로 자신만의 ‘고전’을 찾아내고 그것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과정이야말로 형식화한 지식이 아니라 진정한 지적 태도로서의 교양이며, 인간을 단편화하려는 힘에 맞서는 저항이다.
( ‘머리말’ 중에서 / pp.11~12)

프리모 레비는 자신의 르상티망(원한)을 토로하진 않는다. ‘신’이나 ‘운명’ 같은 초월적인 관념을 만들어내서 분노나 슬픔을 터뜨리거나 거기에서 위로받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자기 자신도 용서 없이 까발린다. 그는 다만 깊은 절망의 양상들을 과학자와 같은 솜씨로 해부한다. 냉혹하기조차 한 분석과 기술이 어디까지나 지적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레비가 인생 마지막에 이 책을 남긴 것은 타인에게 사실을 알림으로써 그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던 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증언을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는다 ...

저자소개 TOP

서경식 [저]

1951년 일본 교토시에서 자이니치 조선인 2세로 태어나 1974년 와세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게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 봄에 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로 한국에 2년간 체류하면서, 일본 사회의 우경화, 예술과 정치의 관계, 국민주의의 위험성 등에 대해 널리 알렸다. 저서로 [소년의 눈물], [디아스포라 기행],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난민과 국민 사이],[고뇌의 원근법], [언어의 감옥에서], [나의 서양미술 순례], [나의 서양음악 순례], [나의 조선미술 순례],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등이 있다. [소년의 눈물]로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고 ...

한승동 [역]

1957년 생. 1988년 [한겨레] 창간 때부터 기자로 일했으며, 도쿄 특파원, 국제부장, 문화부 선임기자, 논설위원 등을 지낸 뒤 2017년 말 정년퇴임했다. 지은 책으로 [대한민국 걷어차기],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우익에 눈먼 미국], [시대를 건너는 법], [나의 서양음악 순례], [디아스포라의 눈],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 [속담 인류학], [멜트다운], [보수의 공모자들], [폭력은 어디서 왔나], [내 서재 속 고전], [재일조선인],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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