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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 오경자 수필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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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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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오경자
  • 출판사 : 북랜드
  • 발행 : 2024년 01월 31일
  • 쪽수 : 191
  • ISBN : 9791171550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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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상을 살면서 부딪치는 하고 많은 문제들 속에서 그냥 입을 다물고 있기에는 너무 벅차고 힘겨워서 이러쿵저러쿵 소리를 글에 담아낼 수밖에 없었다.”
한국수필 100년 100인 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네 번째 책은 오경자 수필가의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이다. 독자와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느낀,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야기들, 공감을 넘어 감동에 이르게 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옥잠화, 어머니, 그리고 옥비녀」, 「정비례의 행운」, 「소금광산」, 「부부싸움」, 「무대를 제대로 만나야」 등 51편의 작품이다.

출판사 서평

“사랑, 어떤 것이 옳은 해석이고 정의일지 나도 모르고 앞으로도 어느 누구인들 정답을 알 리는 없을지도 모른다. 갖고 싶은 것이기도 하고 그를 위해서는 무엇이나 다 해주고 싶은 대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만 다 해주어야지, 나만이 해주어야지, 나를 대신할 그 누구도 용납될 수 없으니 사랑은 곧 질투일 수도 있다.”(「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중에서)

강화도 전등사의 대웅전 처마 자락에 얽힌 슬픈 전설을 통해 생각해 본 사랑의 의미를 다룬 작품을 시작으로 1부에서 작가는 여러 빛깔 사랑의 양상에 관해 탐색하고 있다.
6.25 피란 시절 엄마와의 추억과 엄마로부터 받은 사랑(「느린 기차를 타고 싶다」), 열녀라는 족쇄와 맞바꾼 어미의 자식 사랑(「부인 저 돌이 아직도 자랑스럽소이까」), 외할머니의 지극했던 손녀 사랑(「분꽃 속의 외할머니」) 등 작가는 “불에 델 정도의 뜨거운 사랑은 못 해보았지만 우리는 그런대로 훌륭한 사람 인 자를 만들며 살아왔다.”(「이왕 길들었는데 뭐」)라는 표현에 걸맞은 겉으로는 온화하고 따스하지만 지극한 속내의 사랑론을 펼쳐 보인다.

“길 건너 시청 후문으로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퇴근 시간이다. 저녁밥 지을 때를 알리러 분꽃이 얼굴을 드러냈으니 서둘러 집으로 가서 식구들 밥상을 차려야겠다. 이래서 서양 사람들은 분꽃을 4시 Four o'clock 꽃이라 부르나 보다. 더위에 지쳐 돌아오는 가족들에게 꿀물에 미숫가루라도 타서 맞이해 볼 일이다. 얼음 몇 조각 띄우면 그 더욱 운치가 있으리라. 분꽃잎 하나 띄워 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손을 뻗다가 도로 거두어들였다. 심지는 못하나마 따기까지 하다니…. 코끝을 스치는 꽃내음과 고소한 미숫가루 한 모금이 빚어내는 절묘한 조화를 음미하며 돌아섰다.”(「분꽃 속의 외할머니」 중에서)

마치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인 듯, 선명한 묘사로 풀어가는 사연과 ‘사랑’이라는 삶의 진실을 담은 작품이 잔잔한 감동을 남기며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옥비녀에 어리는, 옥잠화처럼 고왔던 어머니의 인생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옥잠화, 어머니, 그리고 옥비녀」(“단아한 매무새에 학처럼 긴 목덜미 위로 크지도 작지도 않게 지어진 쪽을 가로질러 꽂힌 비녀, 파르르한 색상이 보는 이를 슬프게 하는 그런 비취옥 비녀”), 담쟁이덩굴을 통해 극복의 의미를 깨닫는 작품 「창틀 안의 담쟁이덩굴」(“새순이 길을 잘못 들어 말라죽은 그 줄기가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따라 죽은 것이 아니라, 밖에 남은 줄기가 또 새잎을 위로 위로 뻗어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숙연하게 한다”), 와당 속에 새겨진 신라 여인의 푸근한 미소, 「천년을 웃고 사는 여인」(“어찌 보면 아이 같기도 하고 또 이렇게 보면 처녀 같기도 하다. 그 잔잔한 웃음기를 보면 사랑스런 아기를 쳐다보는 젊은 어미 같기도 하다. 그래도 그 여인은 정인의 모습이 맞는 것 같다”), 자두에 얽힌 무서운 전쟁 속의 마음 따뜻했던 기억, 「그해 여름의 자두」(“아이가 아주 가버릴 것 같아 초조해졌는지 병사가 엉거주춤 일어선다. 주머니에서 무언지 한 움큼 꺼내 보이며 다급하게 아이를 불러세운다. 아이 손에 건빵을 쥐여준 인민군 병사는 저보다 조금밖에 작지 않은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향 집 자기 조카만 하다고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고 있다”), 계란돌에 얽힌 아버지와의 애틋한 사연, 「계란돌」(“살그머니 손을 펴 본다. 네 마음 안다는 듯 돌이 올려다본다. 내가 남은 생을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아버지 마음에 합당한지 오늘 밤 진지하게 여쭈어보아야겠다”) 등 작품마다 감동의 여운을 담은 문장이 눈길을 끈다.

“사람의 가는 길”, 나이 듦에 대한 작가의 글은 수굿함과 편안함이라는 또 다른 사랑의 얼굴을 보여준다. 치매 노모의 아이 되기를 보며 “자연의 순리대로 모든 것을 내맡기고 물 흐르듯 몸을 맡긴 생사관”을 생각해보는 「돌아간다」, “고진이 긴 사람, 감래가 긴 사람, 아예 고진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 감래는 비켜 가기만 하는 사람,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편 가르기가 되는 것 같은 세상이다. 하지만 길게 보면 그것은 이상하리만큼 공평하게 찾아오는지도 모른다.”라며 인생에 있어 고진감래의 공평한 원리를 이야기하는 「정비례의 행운」, “누구에게나 꿈은 아름답고 현란하지 않을까?”라며 나이 듦과 상관없이 언제나 소박한 꿈을 잃지 말자는 주제의 작품, 「아버지의 꿈」 등이 “어차피 하늘길 가는 날 그날에야 모든 것 다 벗어던지고 맨얼굴, 맨머리, 제 마음으로 갈 것 아니겠는가? 가발도 필요 없고 진한 립스틱도 소용찮다. 힘들었으면 힘들었다고 한마디 유언으로 남기고 고즈넉이 떠나면 그만이다.…”(「위장」)라며 꾸밈없이 삶을 살다 “멋지게 돌아가자”라는 의연한 인생의 교훈을 담은 작품들이다.

“… 아버지의 젓가락을 기다렸을 조그만 그릇 하나에 시선이 꽂힌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눈가는 자꾸 시려옵니다. 굴비의 살을 발라 아버지의 숟가락에 올려주던 어머니의 가녀린 손이 곱상스레 시야를 덮습니다. 어머니가 즐기던 약자장(쇠고기를 다져서 만든 장조림)도 담겼겠지요. 외할머니가 정성껏 담아 보낸 더덕장아찌도 잘게 찢겨 담겨있군요. 당숙모의 사랑 담긴 집장(야채를 넣어 삭힌 된장류의 일종)도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깊은 맛 나는 김치 한 쪽 먹고 싶습니다. 함께 보내온 나무칠기 찬합이 나도 좀 쳐다보라고 조르는군요. 아마도 잔뜩 준비해 간 음식을 잘 먹지 않는 나 때문에 어머니를 심란하게 했던 어느 날 소풍 길의 그 도시락이 바로 저 찬합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상기에 담겨온 어머니」 중에서)

“근엄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인품이면서도 아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아버지와 일찍 생이별한 “정녕 고운 여인”이었던 어머니, 그 한 많은 인생이 끝내 잃어버리지 않고 남겨준 애틋한 사랑의 교훈(「그는 자유를 택했다」), 그 위대한 유산을 작가는 절대 잊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래 나 자신이 그 옛날 소금광산에 말을 낳아 기르게 하고 평생을 어둠에 갇혀 일만 하다 죽게 한 사람들을 책망할 만큼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며 살았는가?”(「소금광산」)라며 자신이 가진 사랑의 크기를 돌아본다.

“갑자기 입원해서 한 달 반쯤 애를 태우게 하더니 애간장 다 말려 놓고 훌훌 떠나버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작품으로 「그리움에 색깔이 있다면」, 「함께함이 전부인걸」, 「이제 누구와 먹으랴」, 「이제 영영 편히 가시오」, 「왜 그때는 못 했을까?」, 「당신 정말 보고 싶네요」, 「작은 행복」, 「부부싸움」, 「물이 없으니」 등이 있다, 이러한 공감 가는 체험을 그린 작품을 통해 작가는 사랑이란 오직 “함께 옆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기쁨”이며, 바로 그것이 사랑의 진실이며 사랑만이 우리 삶에 있어서 “행복의 원천”임을 보여준다. 애끊는 아픔과 절절한 그리움을 웃음과 사랑으로 승화한 작품마다 눈물과 감동이 있다.

“밤 10시가 넘어 귀가한 날 사진에 대고 싸움을 건다. 약 오르지? 이렇게 늦게 들어와도 아무 소리도 못 하고, 그러기에 누가 그렇게 일찍 가래? 댓거리가 없으니 재미가 없다. 칼을 아무리 휘둘러도 베어낼 물이 없으니 힘만 빠진다. 무심코 사 들고 온 노각이 한마디 한다. “누구 먹으라고 나는 사 들고 오신 겁니까?” 그러게, 먹을 사람 있을 때는 다른 반찬도 많은데 노각 타령이냐고 잔소리를 붙여 달고서야 만들어 주던 노각나물을 누구 먹으라고 만들려는 건지 한심한 아낙이다.”(「물이 없으니」 중에서)

“행복은 저 건너 산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곁에 있다.”라는 소박한 교훈, 우리는 그저 삶에 감사하며 언제까지나 사랑을 나누자는, 겸허한 삶의 깨달음이 담긴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작가의 바람대로 공감을 넘어 감동에 이르게 하는, “한줄기 소나기와 같은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수필선집이다.

목차

작가의 말| 공감을 넘어 감동을 느끼는 독자를 만나고 싶어

1부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 느린 기차를 타고 싶다 / 이왕 길들었는데 뭐 / 부인 저 돌이 아직도 자랑스럽소이까 / 분꽃 속의 외할머니 / 가고 싶은 곳

2부 옥잠화, 어머니, 그리고 옥비녀
옥잠화, 어머니, 그리고 옥비녀 / 창틀 안의 담쟁이덩쿨 / 천년을 웃고 사는 여인 / 그해 여름의 자두 / 계란돌 / 어차피 불현듯 떠날 것을 / 밤에 열린 광화문 / 사랑이 죄인가요?

3부 정비례의 행운
돌아간다 / 정비례의 행운 / 그곳에 갈 수 없는 것은 / 지금 잠이 옵니까? / 나를 생각하세요 / 위장 / 계륵 / 아버지의 꿈

4부 소금광산
반상기에 담겨온 어머니 / 소금광산 / 그리움에 색깔이 있다면 / 함께함이 전부인걸 / 그는 자유를 택했다 / 이제 누구와 먹으랴 / 이제 영영 편히 가시오

5부 부부싸움
남편의 모교 / 33살의 치기 / 왜 그때는 못 했을까? / 당신 정말 보고 싶네요 / 작은 행복 / 대견함 / 부부싸움 / 남경 오해건과 숙부인 정하경

6부 무대를 제대로 만나야
무대를 제대로 만나야 / 계단 좀 내다 버려 / 물이 없으니 / 건방진 용서 / 딸의 돋보기 / 그해 여름의 달콤함과 씁쓸함 / 왜 이다지 공허한가 / 철부지의 다짐

작가 연보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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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으로 『계단 좀 내다 버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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