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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춤추는 사람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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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미안
  • 출판사 : 고래뱃속
  • 발행 : 2023년 09월 18일
  • 쪽수 : 44
  • ISBN : 9791193138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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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임을 모르는 현실의 파도 앞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오늘'이라는 춤
생의 기적을 일구는 우리 일상의 눈부신 몸짓
오늘도 어제처럼 너와 함께 추는 춤

동산 위에 사람이 삽니다. 그리고 아침이 찾아오면, 언제나 어김없이 돌아오는 태양과 함께 사람을 찾아오는 것이 있습니다. 파아란 새입니다. 새와 사람은 매일 아침 동산 위에서 함께 춤을 춥니다. 춤을 마치고 나면 새는 사람에게 반짝이는 돌멩이 한 알을 건네고 다시 날아갑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도 새와 사람은 언제나 어김없이 함께 춤을 추고, 사람의 담벼락에는 반짝이는 돌멩이들이 쌓여 갑니다. 도대체 이들은 무엇을 위해 춤을 추는지, 어찌하여 매일 같은 춤을 추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춤은 한결같이 이어질 수 있는지 궁금해할 때쯤, 두 사람의 조약돌 같이 단정하고 잔잔한 일상을 깨트리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출판사 서평

이방인이 쏘아 올린 공 하나

어느 날, 길을 잘못 들어 동산 위에 찾아온 한 사람이 춤을 추는 새와 사람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사진에 담습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으니까요. 새와 춤을 추는 사람이라니, 아마 그 언덕을 처음 찾아간 것이 그가 아니라 누구였더라도 신기해하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올리고 사진에 담았겠지요. 그리고 당연한 의식인 것처럼,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겠지요.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은 신기한 일이니까요. 그렇게, 새와 사람이 춤을 추는 언덕에 처음으로 찾아간 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될 수 있었을 첫 목격자가 찍어 올린 사진이 시발점이 되어, 더 많은 이방인들이 동산으로 찾아옵니다. 찾아온 이방인들이 영상을 찍어 올립니다. 그리고 영상을 본 더 많은 이방인들이 동산으로 찾아옵니다.

불청객처럼 닥친 관심의 소용돌이,
그리고 변하지 않는 춤사위

사람들은 춤을 추는 새와 사람에게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새와 사람의 춤은 특별한 것, 기이한 것, 범상치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호기심은 조금씩, 정도를 넘어서기 시작합니다. 어떤 이들은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스스로 만들어낸 비껴난 관점에 따라 새와 사람을 마음대로 평가하고 재단하기 시작합니다. 그에 이어, 새와 사람이 주고받던 반짝이는 돌멩이를 빼앗아가는 사람들까지 나타났습니다. 마치 그 특별한 증거물을 가지면 자신에게도 그와 같은 특별함이 발현되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나 이렇게 정신없이 주변 상황이 돌아가고 오해와 방해가 심화되어 가는 와중에 놀랍게도, 새와 사람은 변한 게 하나 없습니다. 처음처럼, 어제처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오늘도 그저 둘이 함께 춤을 출 뿐입니다.

바래지 않는 반짝임 하나, 툭

그러나 어느 날 아침, 어느 욕심 많은 무리가 사람과 함께 춤을 추기 위해 날아온 새를 잡으려 그물을 던집니다. 결국 새는 도망쳐 날아가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제 동산 위에는 더 이상 새가 날아오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이 혼자 춤을 출 뿐입니다. 사람들은 기다립니다. 그들이 떠나게 만든 새가, 다시 돌아와 어제처럼 춤을 춰 주기를요. 하지만 새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떠나갑니다. 사람의 관심이란, 이렇게나 가볍고 무책임합니다. 그래도 사람은 춤을 춥니다. 새가 떠나간 빈자리 속에서도, 사람들이 떠나간 폐허 위에서도. 매일 아침 동산 위에서 혼자 춤을 추는 사람은 반짝이지 않는 돌멩이를 쌓습니다. 그렇게 돌멩이들이 쌓여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산 위에 여느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 오늘은, 사람의 담벼락 위에 반짝이는 돌멩이 하나가 얹혔습니다.

겹겹의 렌즈는
오늘의 무수한 반짝임을 가리고

책장을 덮고 나면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휘둘리지 않고 이어지는 그 어떤 신념과 관계,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일상의 몸짓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언덕을 찾아온 이방인들에게 그토록 ‘신기해’ 보이는 새와 사람의 춤은 당사자인 둘에게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일상적인 의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함으로 반짝이는 일상의 의식도 타인의, 어느 이방인의 눈을 거치면, 더 나아가 어느 ‘군중’의 렌즈를 겹겹이 거치면, 애초에 그가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에 상관없이 숱한 오해와 말들을 낳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다수의 자의적인 해석이 달린 렌즈를 거친 상황은, 그 상황이 품고 있는 진실과는 동떨어진 견해와 태도를 양산해 내기 쉽지요. 그와 같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양산된 다수의 렌즈는 누군가에겐 가시가 되기 쉽습니다. 결국, 새와 사람의 반짝이는 일상에 금을 내어 놓다 종국엔 깨트려 버리고 말았던, 사람들의 무책임함처럼 말이지요.

흔들리지 않는 꾸준함,
그것이 곧 기적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무엇보다 주목할 지점은 하루, 이틀, 무수한 날들이 흐르는 동안 ‘새와 사람’은 변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변한 건 오직 주변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그 시선이 만들어낸 상황뿐이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사람은, 그 상황이 결국 새를 떠나 버리게 만들었음에도 어제의 어제들처럼 한결같이 춤을 춥니다. 마치 둘이 주고받던 돌멩이처럼 단단하게도 말이지요. 이제는 새와 춤을 추지 못해 반짝이지 못하는 돌멩이더라도, 사람은 매일매일 의식처럼 돌멩이를 쌓아 갑니다. 새를 기다리는지, 그리워하는지, 안타까워하는지, 슬퍼하는지,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는 이야기 속에서 하나도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저 어제처럼 내일도 춤을 추는 한결같은 그 행위를 통해 사람은 오늘도 그 특별한 일상적인 의식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의식이야말로 흔들리지도 않고 깨어트릴 수도 없는 그 어떤 믿음의 체현이라는 것을요.

오늘의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그러나 한편으로 이 이야기를 읽는 우리가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물론 우리의 상상과 현실 속에서 스스로의 선택으로 나의, 나만의 새와 ‘춤추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또 언제든 새와 춤추는 사람을 ‘찍어 올린’ 사람일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는 인정하고 싶진 않겠지만 새와 춤추는 사람의 돌멩이를 가져간 사람일 수도, 새에게 그물을 던진 사람일 수도 있지요. 이 이야기 속에서 새를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사람’인 까닭입니다. 새와 춤을 추는 사람도, 소문을 퍼트리는 사람도, 동산 위에 찾아오는 사람도, 모두 사람입니다. 곡해된 관점으로 새를 언덕에서 떠나게 만들었던 ‘사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를 대할 때에도 어느 하나의 관점에 치우치기보다 여러 개의 시선으로 ‘나’와 우리 사회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내가 무의식적으로 행하게 되는 말과 행동을 똑바로 바라보고, 순간 순간 조금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어제와 한결같은 춤으로
오늘도 새로운 아침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우리가 우리의 삶 속에서 매일매일 새와 춤을 추는 사람이기를 스스로 선택한다면, 그 선택은 또한 우리의 매일을 지탱해 주는 변하지 않는 관계에 대한 암시일 수 있겠습니다. 당신의 ‘새’가 꿈이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든, 일상의 소중한 루틴이든, 혹은 ‘오늘’이라는 시간 그 자체이든, 우리가 아주 작고 사소함으로 반짝이는 일상의 몸짓을 그치지 않는다면 이 땅 위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우리는 매일매일 그침 없이 춤을 출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가슴속 담벼락에 반짝이는 돌멩이 하나씩 쌓아 가면서요. 혹여 그 담벼락이 어제까지는 휑했을지라도, 오늘 이 이야기를 만난 우리는 빈 담벼락 한편에 그 작고 단단한 믿음 하나 야무지게 여물어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든든합니다. 네, 세상입니다. 오늘이라는 조약돌이 모여 이루어 갈 전체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나와 춤추는 당신,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순간의 작은 몸짓이니까요. 어제처럼, 어제의 어제들처럼. 그러나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바로 그 ‘한결같음’으로, 우리의 내일은 결코 어제와는 같지 않을 테지요.

무거운 현실 앞에 바로 뜬 눈과
가볍고 높은 마음으로

전작 『다른 사람들』과 『거짓말』에 이어 이번 신작 『새와 춤추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미안 작가는 ‘불편한’ 사회의 그림자를 냉철한 시선으로 들추어내 한 편의 이야기에 그 그림자의 이면과 파급력을 가감없이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 주었습니다. 작가의 번득이는 시선은 사람들이 누구나 보고도 지나치는 자리, 혹은 누구나 알고도 묻어두는 자리에 드리운 그림자 마다마다 선듯하게 비추어, 관성에 젖어 조금은 멍한 눈빛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우리의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합니다. 그렇게 작가의 손을 잡고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적어도 ‘나’는 아닐 거라고 여기며 눈을 감아 버렸던 현실 앞에 오롯이 서게 된 우리는 서서히 알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현실의 또 다른 얼굴이며, 그 얼굴은 바로 우리 자신의 얼굴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그렇게 그 누구도 ‘그림책’이라는 장르에서 쉬이 기대하기 어려운, 예상하지 못한 불편한 결말로 독자들의 가슴에 잊을 수 없는 ‘현실의 표정’을 남겨 놓은 미안 작가가, 이제는 불편한 끝, 그 너머의 내일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표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자기 자신의 ‘삶’이라는 무게와 세상의 중력을 온몸으로 받아내고도 수평선 너머로 홀연히 날아가는 저 푸른 새의 가벼운 날갯짓처럼, 미안 작가의 이야기는 무겁디 무거운 현실 앞에 선 우리의 가슴속에 중력을 거스르는 높고 푸른 바람을 불게 할 것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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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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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일상으로부터 비롯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짓고 있습니다. 『나씨의 아침 식사』와 『다른 사람들』을 쓰고 그렸습니다. 앞으로도 누군가가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나누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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